뒤척이면서

부치지 못할 편지

by 벼람
혼자 사랑에 빠졌음을 확인했기에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전하지 않지만, 쓰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
그저 좋아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진 어느 순간, 내 안에 고이다 흘러넘친 감정을 조용히 꺼내 적었다.
부치지 못할 시를, 여기 남겨 둔다.


뒤척이면서


눈 내리는 저녁,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린다고
네가 말할 첫 번째 사람이 누굴까?

창가 앞에서 두 손으로 창틀을 짚고
밖을 내다보는 너의
뒷모습을 보는
여성은 어떤 사람일까.

아무래도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

이런 날씨에 꼭 축구하러 가야겠냐고

한소리 하는 사람도,
축구는 내 인생 운동이라며
슬그머니 화제를 돌리는 너에게
어쩔 수 없는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듯
빙그레 미소 짓는 사람도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 전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이런 몇 장의 그림을
한숨과 함께

날려버려


오늘도
성공적으로 멀어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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