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쓰는 한 단어 『일상』, 여행자님의 글
이번 글쓰기는 그냥 내 일상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난다. 어제 몇 시에 자든, 몇 시간을 자든 아침은 피곤하다. 늦잠을 자서 늦게 일어나도 피곤하다. 게다가 오늘은 오전 출근이라 더 피곤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한다. 얼마 전 까지 내가 턱수염을 잘 밀지 못한다는 것을 몰랐다. 누군가 나에게 지적을 했고, 34살이 된 후에 수염 깍는 법을 배웠다.
옷을 챙겨 입고 나간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서 출근 준비하는 동안 에어컨을 켜 놓는다. 그래야 이 더위를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출근길에도 지하철이 여유롭다. 그렇게 출근을 한다. 물론 출근 전에 마스크를 낀다. 출근을 해서 인수인계를 받고, 내가 없었을 동안 차트를 간략히 본다.
그리고 죽음이다.
죽음이 어떻게 일상이 될 수 있냐고? 그럼 오늘만 얘기해 보자. 아침에 인수인계 중에 한 강아지에게 호흡 정지가 나타났다. 수술실로 옮긴 후 심폐소생술을 진행한다. 투여되는 약물에 반응은 보이지만 이내 다시 심장이 멈춘다. 보호자가 왔다. 담당 수의사가 상태를 설명한다. 그러는 도중 다시 심장이 멈췄다. 그러기를 2시간… 보호자와 수의사가 상담 후 안락사를 결정했다.
이 아이의 안락사를 진행하기 30분 전에 나에게 진료가 왔다. 다른 병원에서 초음파를 봐달라고 의뢰했다. 대수롭지 않게 초음파를 보는데, 양쪽 신장이 종양으로 변했다. 사람처럼 장기이식이 불가하기에 예후를 불량하다. 강아지에서 신장에서 종양이 발생하는 확률은 1%정도다.
그 중에서도 양쪽 신장 모두 종양으로 변하는 것은 4% 정도 이다. 0.04%의 확률로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이 이 아이에게 나타났다. 신장은 점점 종양으로 변할 것이고,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는 신장으로 인해 온 몸에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투석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오늘 죽었으니, 내일도 죽으라는 법은 없지 않냐고? 당연하다. 하지만, 오늘의 죽음이 오늘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나랑 겹치지 않는 죽음이라도 3일은 이어진다. 나랑 연관이 깊거나 내가 보는 아이의 죽음은 몇 달이나 지속될 수 있다.
나의 일상, 삶은 죽음이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어쩔 수 없다. 반려 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기에 죽음을 더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죽음을 피하려 노력하지만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