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클럽 모임 기록, 2019년 8월 열아홉번째 만남
한마디로 이 책은 참 흥미롭다. 건축에 문외한이기도 하고 그쪽에 대해 호기심을 크게 가진 적도 없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공간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할 것 같다. 유현준 교수가 건축으로 사회 변화의 흐름을 짚는 것도 왜 저렇게 지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발휘하는 힘은 무엇인지 얘기해 준 것들도 모두 아주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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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스포가 될 것 같고.. 유현준 교수가 건축, 공간, 사용자인 사람의 관계를 유의미하게 파악한 것에 매료된 채로 나도 요즘 내가 굳이 찾아서 다니는 곳들을 생각해 봤다. 반인스타 노예가 되어 힙하다는 곳들의 사진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그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그런 곳을 굳이 찾아서 가더라도 내가 만족하지 못했다면 다시 찾지는 않았을 텐데, 대체로 힙하다는 곳들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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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함 속에 소품이나 배치의 유니크함이 돋보이는 곳들의 사진을 보고 끌렸고 찾아갔다. 힙지로라고 불리는 을지로에도 가봤다. 처음엔 왜 이곳이 힙하다는 것인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번 가보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휘향찬란하고 거대함이 주는 신세계적인 느낌보다 노포들이 주는 옛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사람들을 홀리는 듯하다. 힙지로만 그러한가. 지금도 경복궁 야간개장이 뜨면 금세 매진되는 것만 봐도 사람들은 의외로 과거의 모습을 그리워한다. 저자도 얘기했지만 조금이라도 어려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에 몸은 과거의 모습을 보존한 곳으로 향하는 것도 웃픈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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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요즘 핫한 앤트러사이트같은 창고, 공장 느낌의 툭툭 던져진 느낌을 선호하고 공간이 심미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느끼는 심미적인 아름다움은 반듯하고 새 것의 느낌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비대칭적이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냄새 나는 꾸안꾸 느낌이다. 우리나라처럼 근대화의 느낌을 그림자로 여겨 그 흔적을 지우고자하는 곳에서 이건 어쩌면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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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디자인에 대한 깊은 고민없이 툭툭 쌓은 건축물의 가치는 날로 떨어지는 것 같다. 소품 하나에도 열정을 기울이는 현문화에서 이 책 제목처럼 '어디서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이 바뀌는 지금, 앞으로 변화할 도시의 모습들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