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소년이 온다 (8)
우연이었나. 가디언 지에서 엡스타인 사건을 두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제목과 함께 워싱턴발 칼럼이 올라온 그날, 나는 소년이 온다에서 평범해 보이는 남자로부터 일곱 차례 빰을 맞는 장면을 받아 적고 있었다. 끔찍한 장면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폭행하는 장면이었다.
우리 시대엔, 악이, 너무 평범해졌다.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5/nov/16/jeffrey-epstein-powerful-friends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했던 악의 평범성은, 저기 멀리 역사 저편의 아우슈비츠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몇 년 전부턴 매일 아침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학살'을 목격하며 보냈다. 우리나라에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선, 더 끔찍한 일들이 이어졌다. 대통령은 '안전'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했고, 수도의 시장은 '부잣집 자재분과 가난한 집 아이'라고 말한 사람이었다. 상상을 넘어선 '잔인성'과 '천박함'이었다.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31517173292887
결국은 길에서 아이들이 죽었다. 영정조차 놓지 못하게 했다. 사단장의 지휘로 물에 들어간 병사가 주검으로 돌아왔다. 비가 와서 반지하에 사람들이 죽었다. 그곳을 대통령과 시장은 '구경'하고 있었다. 구두는 반짝였다. 수해가 난 곳에 선 메뉴를 더 유심히 보던 그 대통령이었다. 무능을 넘어선 '악'이었다. 소주와 막걸리를 털털하게 들이켜는 모습과 함께, 종편의 영악함과 함께 그렇게 악은 '평범한' 일상'에 녹아들었다. 내가 본 악의 평범성의 '압권'은 경찰의 물청소였다. 살인자를 잡는 경찰이 살인 미수의 현장을 생수로 청소하고 있었다. 경찰과 범인이 한 몸이 된 모습이었다. 항변의 소리가 예상됐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거 아니냐?"는 말로 모든 것을 덮으려 할 것이다. 너 같으면 안 그럴 것 같냐고 따질지도 모른다.
광주는 끝나지 않았고, 세월호도 끝나지 않았다. '위험'에 대한 경고에도 한강버스는 떠다닌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9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230535.html
https://brunch.co.kr/@thegreatdays/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