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인생의 의미를 찾으며 고민하는 분들에게
아직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개인적 단상의 기록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히 '인생의 의미'를 찾는 분들은 어쩌면 그만큼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인해 늘 뭔가 부족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태인지도 모릅니다.
하루 하루 해야 할 일은 태산같이 많은데 무엇이 맞는지 무엇을 (먼저) 행해야 옳은지 확신이 없고 자신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어떤 불확실성과 모호함으로 우리는 또다시 내내 불안하고 우울해지고 맙니다.
너무 딥하게 찾아보다가 혹여 별로 "대단한 것"을 찾지 못하면 너무 허탈한 마음으로 허무주의(虛無主義)를 지향하고 어쩌면 소위 말하는 현실 회피적인 수동적 니힐리즘(passive nihilism)에 푹 빠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여러 해법을 다각도로 다 찾아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삶의 의미'를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은 먼저 "시원한 수박 한 조각"부터 드시고 세상 편안한 자세로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책' 한 권을 손에 펴 들고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적어도 그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며 몰두하는 시간만큼은 우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만약에 직업적 분야로 종사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필자는 (그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 이론적인 철학책 200권 읽은 분보다는 소설책 200권 읽은 분과 차 한 잔 마시겠습니다. (물론 필자도 철학 공부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런데 대체로 보면 우리는 왜 어려운 '철학책'보다는 '소설책'을 더 좋아할까요?
바로 소설 창작품 속 개별 주인공이나 '화자'를 통해 전해지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사, 그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히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의 인생사를 엿듣는 그런 재미가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간접체험일 뿐"이라는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또다시 (누구나 다 아는 비밀 같은) 우리의 "숨은 욕구" 중의 한 가지인 바로 그 '간접체험 욕구'를 조금이라도 채워 주기 때문입니다. '대리만족' (vicarious satisfaction)과 같은 효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는 자기 인생사보다는 "쓸데없이" 남의 인생사에 관심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또 거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코멘트하길 (무의식 중에라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정하시나요?^^)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들, 즉, TV속에서, 소설 속에서, 영화 속에서 또는 심지어 바로 내 눈앞 일상 현실에서 펼쳐지는 남의 인생들을 우리는 비교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책으로 "연애"를 배울 수는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사랑에 관한 '감정'을 알고 싶다고 무작정 어떤 "사랑 배우기" 지침서 같은 책만 한 권 사서 읽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진정한 '인생의 의미' 찾기도 예를 들자면, 소설책 한 권 읽거나 영화 한 편 보는 것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판단과 선택의 딜레마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리 '개연성'이 뛰어난 사실적 묘사와 스토리 구성이다 하더라도 소설책과 (또는 영화와) 실제 인생은 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간접체험에 대한 욕구를 해소한다든지 대리만족 효과는 줄 수 있을지언정 소설책 밖 (영화 스크린 밖) 나의 현실과 인생은 달라도 좀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 모두의 인생사는 각자 개개인이 처한 여건과 환경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고 각양각색입니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우리 인생에 정답은 없다"라는 말이 '정답'일지도 모릅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현실 속 각자의 삶과 그 살아온 인생 이야기는 저마다 다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설적으로 여기서도 그 '다름'이 주는 우리 각자 개개인 인생의 '고유성'을 또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만이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그 '고유성'에 우리 각자의 '인생의 의미'에 대한 그 '정답'이 내재되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Shakespeare and Company" (bookstore) in Paris
다시 또 한 번 더 역설적이게도, 현재 인생이 즐거운 사람은 '인생의 의미'나 그 '즐거움의 의미'를 애써 찾거나 물어보지 않습니다.
아직도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글을 마무리하면서 좀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 있듯)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말인, 삶의 의미를 "찾지 말고" 그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 가라"는 말을 꼭 다시 전하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모두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소설 속에서든, 현실에서든) 그런 모든 인생들을 다 경험해 보고 또 다 살아볼 수는 없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A single truth, if it is obvious, is enough to guide an existence." by Albert Camus, [The Myth of Sisyphus]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한 가지 "명확한" '참'만 알면 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아야만 무엇이 진실이고 참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모든 인생을 다 살아보고 체험해 보아야 무엇이 인생인지(인생의 의미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가는" 삶의 의미,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진 그 하나뿐인 내 인생이 진솔하면 됩니다. 자기 인생에 집중하면 됩니다. 바로 내 인생에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 됩니다. 자기 인생의 그 유일무이한 고유성을 믿으면 됩니다.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흔히 말하기를, "우리는 스스로 어떤 해석을 할 수 있는 만큼만 어떤 대상을 (이해하고) 존재하게 한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바로 내 인생도 내가 어떤 해석을 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그만큼만 깊이와 뜻이 정해지거나 또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또 어쩌면 내 인생 또한 다른 사람이 보기엔 아,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인생이다! 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다행히 우리에겐 다양한 '소설책들'뿐만 아니라 각각 색다른 맛이 나는 다양한 '마카롱'(macaroon)도 있네요! 급 피곤해질 땐 (입맛대로 골라서) 단 거 먹는 것이 '국룰' 아닌가요?^^ (이것도 개.취.입니다만.)
혹시 이 또한 (여느 '철학책'처럼) 너무 강한 단 맛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물론 이 '마카롱'도 모두 다 먹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독자분들은 급 피곤하고 우울해질 때 무엇을 좋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