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지 주말에나 가끔 가족들하고 맛있는 걸 먹어도 평일에는 관리하고 있었지. 그런데 어제는 좀 이상한 거야 갑자기 회사에서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 내가 뭐하고 싶나 하는 생각이 들더니 막 허탈하더라고. 그래서 밥이나 먹어야겠다 해서 식당으로 갔지. 그리고 오늘은 밥 먹은 적이 없어서 밥 메뉴로 가서 현미밥 하고 미역국을 골랐어. 앉아서 밥을 먹는데 그런 기분 아냐? 밥을 몇 숟갈 먹기 시작하는데도 막 배가 고픈 거야.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막 속 안이 허한 거야”
“그래 그게 스트레스잖아 공허해서 그걸 채워야 하는데 엉뚱한 밥으로 채운 거지. 위장이 빈 게 아니라 마음이 빈 건데”
수환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책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민재는 갑자기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래 배가 고픈 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밥을 한 그릇 먹고 그런데 아직도 허한 건지 허기가 진 건지 헷갈리는 마음에 또 밥 한 그릇을 먹었지. 그런데 그 허한 기분이 여전한 거야. 그래서 또 한 그릇을 먹었는데 먹고 나서 배가 막 부른데 그 무언가 허한 기분은 없어지지 않았어”
“그래. 무언가 지금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그런 거겠지. 다음부터는 밥 더 먹기 전에 심호흡을 좀 해봐 한 세 번 정도. 이거 의외로 괜찮다. 무언가 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기를 멈추는 거야. 심호흡 세 번 한다고 배고파 쓰러지지도 않을뿐더러 고작 10초 정도의 시간인데 조금 다스릴 수 있을 거야”
민재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재환을 쳐다보았다
“그래 좀 낫네. 어차피 내가 다 가질 수 없는 것인데 계속 그걸 잊고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나 봐. 다음부터는 밥 세 그릇 먹지 말고 심호흡 세 번 먼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