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꼬랑내
갑자기 민재의 코 속으로 이상한 냄새가 파고 들어온다. 젖은 걸레로부터 맡았던 것 같기도 하고 여름 날 양말에서 났었던 것 같기도하고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뭐지 이 냄새가 어디서 맡아 봤는데’
민재는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추적하다가 그 냄새가 자신이 입고 있는 셔츠에서 나는 것임을 알았다.
‘이상하네. 한 시간 전에 갈아입은 티셔츠인데 왜 이런 냄새가 나지? 아~! 맞다’
민재는 왜 냄새가 나는지 깨달았다. 예전 아내가 가끔 세탁기를 돌리고 늦게 꺼냈을 때 아니면 꺼냈지만 건조대에 널지 않고 꽤 오랜 시간 뭉쳐 놓았을 떄 이런 경우가 있었었다. 한동안 아내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 냄새가 다시 나기 시작한다는 건 아내에게 고민이 생겼거나 의욕이 떨어져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재는 아내가 그런 컨디션이 된 이유가 고 3이된 큰 아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요새 스트레스가 많은지 아내와 다툼이 잦았다.
아내에게 냄새가 난다고 하면 다시 세탁해 주겠노라고 하겠지만 민재는 그 냄새나는 티셔츠를 세탁물 바구니로 가지고 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티셔츠라도 계속 입으면서 아내를 도와주고 싶었다. 아내와 아이에게 무능력한 아빠인 것 같아 더 우울해 지는 휴일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