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입장이 다른 걸요
가을 색 짙은 아침 출근길
발끝으로 차이던 낙엽들이 와락 달려들어
나는 뜻밖의 단풍이 되어 길 위를 함께 구른다.
하나하나 또는 무더기무더기
쌀쌀한 바람과 계절의 끝을 음미하며
몽롱하게 나름의 추억으로 빠져 들어
가을 편지라도 되고 싶다 할 즈음
몇 걸음 날아가다
길거리 미화원 비닐 쓰레기통에 죄다 쓸려
모여 있는 단풍들을 보고는
바짝 현실로 돌아온다.
있어도 없어도 괜찮을 무언가가 누군가에겐
치워야할 일거리일 수 있다는 다름에
바짝 아침으로 깨어난다.
비닐 속 단풍들과 하릴없는 눈맞춤으로
잠시 낭만적이었다고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고
가을 편지 쓰기를 멈추고 아침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