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아들 잡채의 개인기

간식이 이룩한 재주라 할지라도 기특하기 그지없다.

by 도시락 한방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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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교감하는 유일한 동물이 강아지라 했던가? 그래서 잡채는 내 아들이 될 수 있었겠지. 늘 집에 3살짜리 아기가 있는 듯하다. 아기여도, 소년이어도, 청년이어도 늘 아기 같은 순수함을 지닌 아들!

간식이 이룩한 재주라 할지라도 기특하기 그지없다. 말귀를 알아듣는 게 새삼스럽게 신기하다.

앉아!
일어나!
돌아!
제자리 돌아!(제돌이)
점프!
손!
기다려!
다시!
종 쳐!
먹지 마!
이리이리로!
뛰어!
1년 전부터 이미 습득한 재주라면 재주들
잡채는 똑똑하다. 요즘 유행하는 재주, 종도 친다.

잡채는 산책 후 발을 닦을 때까지 현관에서 기다릴 줄 안다. 배변 실수 같은 건 아예 없다. 간식을 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다. 당연히 소파나 식탁 의자에 오르지 않는다. 가족들이 식사할 때(고기나 생선 냄새가 진동할 때도) 식탁 밑에서 강렬한 눈빛만 보낼 뿐 금세 포기할 줄 안다. 산책 시 짖거나 위협하지 않는다.

이런 잡채에게서 단점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ㅎㅎ 그래도 찾아보자면...

♡ 택배나 배달 음식으로 문밖에 인기척이 나면 엄청 짖는다.
♡ '앉아'와 '엎드려'를 구분하지 못한다.
♡ 음식 앞에서 '기다려'는 아는데, 그다음 '먹어'를 몰라 먹지를 못한다.
♡ 분명 강아지인데 고양이처럼 시크할 때가 많다.
♡ 언제쯤 하늘 향해 누워 배를 보이며 극강의 애교를 보여줄까?(이웃집 웰시코기는 나만 보면 발라당 눕는데)

고양이 같은 강아지들을 '냥이 개'부른다 했던가! 잡채는 품 안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곁에서 뚫어져라 나를 주시할지언정 쉽게 안기지 않는다. 애가 달아 사랑을 갈구해 보지만 쉽지 않다. 이마를 나에게 들이대는 게 가장 극강의 애정표현이지만 이마저도 10초 이내에 끝낸다. 털북숭이를 맘껏 안아보는 게 바람이다.

고양이 전용 놀이기구인데, 고양이처럼 즐긴다.

ㅎㅎ잡채가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조만간 말을 할 것 같다.

아가 잡채야! 오늘도 너의 순수한 표정으로 날 웃게 해 줘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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