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오후 - 아파트 산책길에서.

by 도시락 한방현숙

한 여름인데도 메마른 등걸이,

하늘로 향해 있음에도 가다 굽은 허리가,

꾸밈 따윈 의미 없는 부착된 링거병이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이유 있어...

슬프다.


그리 멀지 않은 얼마 전까지

연하디 연한 빛으로 물기 머금다가,

진하디 진한 검녹색으로 세상 물들이며,

하늘마저 이길 듯한 기세 당당함으로

수많은 잎 거느렸을 그 시절 기억하기에...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