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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밤 Sep 22. 2020

목동(牧童)이 살던 마을, 목동

목동에는 나무가 참 많다. 동네도 오래 되었지만, 아파트 허리까지 올라오는 큰 나무들도 많은 걸 보면 아마 단지가 조성되기 전부터 살았던 나무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릴 땐 (예나 지금이나) 짧은 한문 실력에 막연히 이렇게 큰 나무가 많으니 나무 木자를 넣어 목동이라고 부르는가 보다 생각했다.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목동은 원래 갈대가 우거진 침수지대였는데 조선시대에 와서 목초를 조성하고는 그 땅에 말을 방목하는 목장을 개간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지역을 기를 목(牧)자를 사용하여 牧洞(목동)이라 불렀구요. 현재는 쉬운 표기로 木洞(목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목동이란 지명으로 알 수 있는 것은 현재 목동 지역이 옛날엔 목장지대였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목동에 택지가 개발되고 분양될 무렵에는 안양천이 범람하고 빈번하게 침수되는 저지대라는 이유로 이사오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은 아니었더라도, 풀과 나무가 자라기엔 좋은 땅이었던 모양이다. 크고 튼튼한 나무가 잘 자라 봄이면 벚꽃길이, 여름이면 울창한 숲을, 가을이면 단풍으로 온 동네가 물든다. 집 앞 초등학교 옆 길을 따라가면 양천구에서 지정한 걷기 좋은 가을 단풍길이 있다. 집 안에서도 아파트 사이 사이 내려앉은 단풍을 내려다 보며 제법, 가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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