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Royal Kingdom of Maroc. 1

잊을 수 없는 얼굴들

by 진성민

예전에 회사 업무 수행차 모로코를 방문할 때가 많이 있었던 적이 있다. 모로코는 왕국이며, 실제로 지금도 국왕이 통치하고 있어서, 많은 부분 우리와는 업무 처리나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다르다. 대신 국왕 자신도 국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우리로 치면 "애민정신"이 커서 일반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현 국왕의 부친인 모하메드 5세는 오래 전 별세하였지만, 지금도 그가 영면한 곳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서 감사와 존경의 기도를 드린다고 하는데 직접 가보니 정말 많은 남녀노소가 방문하고, 우리가 서오릉 서삼릉 가서 추모의 마음도 표하고 휴식도 하듯이 여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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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장식과 조명 아래 놓여진 국왕의 관 위로, 문득 지금 내게 오버랩되는 몇 사람의 얼굴들.


한 사람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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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북쪽과 아틀라스 산맥의 광야에 사는 베두인족 텐트에서 음식을 요리하고, 나같은 이방인에게 어렵게 길어 온 물을 끓여서 민트차를 내어 주던 여인들. 그들의 부엌을 들여다 보고, 나는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어렵게 구해 온 마른 풀뿌리로 불을 피워 간신히 빵을 굽거나 차를 마시는 정도의 조리기구들을 보니, 수도 라밧 (Rabat)에 있는 왕궁들의 높은 성벽과, 왕이 보유하고 있다는 명차 수십대의 차고가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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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사람의 얼굴은, 역시 그림속에서 만나는 모로코 여인의 얼굴. 물이 귀하기에 먼 거리를 힘겹게 물을 길어와야 하는 고된 일상 속에서도 활짝 웃는 반가운 얼굴. 사진을 직접 찍지는 못했지만, 이 그림과 같던 그 순한 눈매들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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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하여, 그 53도를 넘나 드는 뜨거운 기온과 열풍, 모래바람 속에서도 우리팀을 너무도 열심히 도와주었던 현지 측량기사의 얼굴. 이역만리에서 일하면서 도움을 받은 어느 누구도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특히 힘들고 어려울 때 많이 도와준 사람은 더 기억이 나는 법, 문제 투성이 상황에서도 가끔씩 우리를 향해 보여주던 이 사내의 듬직한 미소를 잊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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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북 아프리카의 그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살아 남은 강인한 베두인족, 베르베르족들의 크고 선명한 눈동자들이 기억난다. 다들 부디 건강하고,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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