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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와의 첫 만남

3월 1일

by 우리의 결혼생활

첫 만남, 내 손위에 올라온 로키는 1킬로그램도 안 되는 아기 포메라니안이었습니다. 셰이블 오렌지 컬러의 작은 털뭉치 같던 그 아이는 쌀쌀한 겨울 12월 24일이 생일인 특별한 아이였어요.


3개월이 되던 3월 1일, 우리 집에 천사 같은 로키가 왔습니다.


서늘한 바람 때문일까요? 온기가 배어있는 내 주머니 속,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는 고요함을 한동안 즐기는 로키였습니다.

작은 혀가 내 손가락을 할짝거리며, 너무도 소중한 그 아이는 작은 입으로 반가움을 전하듯 내게 말하고 있었어요. 차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내 주머니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귤만 한 아이가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덜컥 겁도 났습니다. 앞으로 건강하게 자라야 할 텐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동물병원에서 받아온 예방접종 수첩을 꼼꼼히 읽어보았어요.

집에 도착한 로키에게는 나와 닮은 누나들이 셋이나 동시에 생겼습니다. 많이 당황한 로키는 작은 딸기집 앞에서 그대로 멈춰 버렸어요.

거실에 있는 작은 탁자 다리보다도 작은 몸의 로키는 조그마한 털뭉치처럼 옴짝달싹도 못한 채, 휘둥그런 눈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로키와의 소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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