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Maf Sep 03. 2023

감정은 정답이 없다.

두려움을 수용하면 관조가 가능하다.


감정은 대수롭지 않아야 한다.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좋을까? 직면하는 것이 좋을까?



감정은 관조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감정을 관조한다는 것은 발생한 감정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것과 비슷하다. 기쁨도 대수롭지 않게, 두려움도 대수롭지 않게 볼 수 있다면 기쁨과 슬픔에 빠져드는 Moha(모하)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과 유사한 것이 현상으로 펼쳐진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가장 강력한 주문이  



대수롭지 않다



라는 말한 것이다.








길을 가는데 바로 앞에 문신이 가득한 덩치 하나가 오고 있다. 보자마자 바로 눈을 깔면 회피가 되는 거고, 그 덩치를 똑바로 계속 쳐다보면 직면이 되는 거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면 관조가 되는 것이다. 어느 것이 가장 적절한 행동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덩치를 보자마자 눈을 깔 필요도 없지만, 굳이 문신한 덩치의 눈을 끝까지 째려볼 필요가 있을까?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이 덩치랑 똑같다. 두려움이 느껴지자마자 회피할 필요도 없지만, 굳이 이것을 끝까지 직면할 필요도 없다.



그냥 두려운 감정이 나는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나서, 하던 일을 그냥 하면 그게 가장 좋은 상태다.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인가?


감정을 직면하기 힘들면 회피라도 해야 한다.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직면하면 그 감정이 줄어든다고 말하는데, 그건 마음공부를 어느 정도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직면한 감정을 관조할 수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감정을 직면했을 때 줄어드는 사람보다는 커지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마음공부를 오래 해서 감정을 직면하던 사람도 특정 감정에 직면했을 때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감정은 그렇게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



바퀴벌레가 무섭고 혐오스러운데 바퀴벌레를 가만히 쳐다본다고 해서 바퀴벌레가 귀엽게 느껴지지 않는다. 바퀴벌레를 혐오한다면 바퀴벌레를 안 보는 게 답이다.


나는 어렸을 때 벌에 두 번이나 쏘여서 지금도 벌만 보면 기겁을 한다. 나에게 벌은 트라우마고, 벌은 피하는 게 답인 것이다.


잠영을 하면 호흡을 참아야 하는데 호흡 충동이라는 컨트렉션(contraction)이 왔을 때 컨트렉션에 집중하는 게 유리한 사람이 있고, 딴생각을 하는 게 유리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컨트렉션이 올 때 그 꿀렁거림에 집중을 하면 숨을 쉬고 싶은 욕망이 더 커지면서 참지 못하고 숨을 쉬게 된다. 이런 경우는 직면보다는 회피가 답인 것이다.





[차크라 시스템]


나는 차크라 명상을 오래 하다 보니 발생한 에너지를 각 차크라로 이동시키는데 매우 익숙하고, 송과체가 열리면서 이마의 아즈나 차크라가 활성화 되었고, 평소 때 정수리의 Sahasrara(사하스라라)에서 에너지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래서 수영장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침대에서 누워서 Co2 트레이닝 중에 컨트렉션이 오면 가끔씩 명치의 Manipura Chakra(마니뿌라 차크라)에서 발생하는 꿀렁거림을 골반에 위치한 Muladhara Chakra(물라다라 차크라) 쪽으로 내리는 게 가능할 때가 있다. 이때는 호흡에 집중하면서 꿀렁거림을 Muladhara(물라다라)로 내리는 게 답인 것이다. 왜냐하면 배는 꿀렁거려도 골반을 구조상 꿀렁거리지 않는다.


그런데 Muladhara(물라다라)로 내리다 실패하면 꿀렁거림이 증폭되어 호흡이 터진다. 한마디로 그날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정답이다.


감정은 무조건 회피하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직면한다고 커지는 것도 아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자신에 맞는 형태로 대처하면 된다.


수영장에서 숨을 참을 때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내가 숨을 쉬고 싶어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아직 나는 숨을 충분히 더 참을 수 있으니 그냥 수영에만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수영하는 내 모습을 관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나에게 맞는 방식이지, 모두에게 통하는 방식이 아니다. 자신에게 어떠한 방식이 잘 맞는지 여러 상황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하나하나 알아가야 한다.








트라우마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수용하는 것이다.


나는 사내 강사를 꽤 오랜 기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사람들 앞에서 전혀 떨지 않고 말을 잘한다고 말하지만, 난 강의를 하면서 안 떨렸던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 시작하기 전에 떨린다. 이건 예전에 겪었던 발표 트라우마 때문이기도 하다.


사내 강사를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나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원래 휴식 후에 해야 하는 내 발표 순서가 시간 관계상 갑자기 휴식 없이 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소변이 너무 급해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뛰었는데, 문제는 급하게 뛰었더니 마이크를 잡았는데 호흡 조절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머리가 하얘지고 덜덜 떨면서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내 생애 가장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하루종일 우울했고,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고,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공황 장애가 밀려왔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연 극복이 되었을까? 아니, 극복되지 않았다. 아직도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여전히 떨리고, 가끔씩 버벅거린다.


단지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내가 발표를 하면서 버벅거리든 유창하든 크게 상관이 없다.



나는 더 이상 버벅거리는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냥 나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 떨리고 버벅거리는 나 자신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버벅거린 날은 버벅거렸구나 하고 끝이다. 예전처럼 몇 달 동안 우울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냥 그날 버벅거린 것이다. 왜냐하면 안 버벅거린 날도 있으니까.


갑자기 시장이 내 사업체에 방문을 하게 돼서 예정에 없던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는데, 시작 전부터 이상하게 아무런 떨림이 없었다. 당연히 유창하게 프레젠테이션을 마쳤고 결과도 좋았다.


신입사원 앞에서도 떨릴 때가 있고, 시장 앞에서도 안 떨릴 때가 있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그날 컨디션 때문일 수도 있고, 권력 앞에서 떠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내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트라우마는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트라우마는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벗어나든 벗어나지 않든 문제가 되지 않는 상태가 되어야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수용이다.





 



감정을 수용하면 관조가 가능하다.


감정은 꼭 회피할 필요도, 직면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상황에 따라 그에 맞게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 바로 감정을 관조하는 것이고, 관조한다는 것은 감정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두려운 감정이 일어나는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회피가 된다. 회피해서 두려움이 낮아진다면 그냥 회피하면 된다.


그런데 두려움 감정이 일어났을 때 억지로 회피하면 두려움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은 그 두려움이 나에게 궁극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자각이다.


시장 앞에서 발표하다 버벅거린다고 해서 내 인생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자각이 두려움을 줄어들게 만든다.


두려움을 회피해서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자신에게 맞는 것이다. 그런데 회피해서 줄어들지 않는다면 빨리 수용해야 한다.


수용하는 방법은 그것이 나에게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자세가 많은 도움이 된다. 그것이 바로 감정의 수용이고 감정을 수용하면 감정을 관조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방법으로 감정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맞다. 어떤 때는 회피가 좋을 수가 있고, 어떤 때는 직면이 좋을 수가 있다. 그러다 보면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감정을 수용하는 순간 그 감정은 관조가 가능하고, 관조가 가능한 감정은 대부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재 내가 감정을 대하는 방식이고,

참 자아가 감정을 관조하는 이유다.





라이킷 & 댓글 & 응원하기는 작가에게 엄청나게 많은 힘이 됩니다 :)





Youtube 더마프 The Magnetic Life
더 자석 같은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