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을 다스리는 작은 방법들- 불면
밤이 되면 세상은 고요해지는데
내 안은 오히려 시끄러워졌다.
불을 끄고 눈을 감아도
머릿속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내일 해야 할 일,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아직 오지 않은 상황까지 줄줄이 떠올랐다.
몸은 지쳐 있는데 마음은 긴장한 채로 깊은 잠에 빠질 수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잠버릇이 잘못된 줄 알았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 불면은 게으름도 생활 습관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건 사실 최악을 대비하기 위한
나만의 방어였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바로 알아차리겠다는 듯
내 마음은 늘 깨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망가진 게 아니라 나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었던 거다.
완벽하게 숙면을 이루려 하기보다
긴장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했다.
불면을 다스리기 위해 내가 해본 방법들은 이렇다.
매일 같은 시간에 불을 끄고 같은 순서를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조명을 줄이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뒤 누워 호흡했다.
몸은 이 루틴을 기억하고 자연스럽게 “잘 시간”이라고 인식한다.
이 방법은 신생아나 아기들에게 수면 시간을 인지시키는 방식과 비슷한데
나에게도 꽤 도움이 되었다.
단, 침대에 눕는 것조차 너무 힘들고 지칠 때는
다른 공간에 잠시 눕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된다.
나는 감사일기도 쓰지만 걱정 노트도 함께 쓴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자기 전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휴대폰 메모나 종이에 적어 두고는
“내일 다시 보자”라며 덮는다.
이렇게 적어 두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잠에 들기도 수월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노트를 펼쳐보면
그때는 큰일 같았던 고민이 지금은 별것 아닌 일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이 방법은 솔직히 나에게 가장 힘들었다.
침대에 누워 보는 유튜브만큼 달콤한 게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조금씩 습관을 바꿔 보았다.
침대에서는 잠과 휴식만 하고 핸드폰이나 업무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뇌가 침대를 “자는 곳”으로만 인식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눕는 즉시 잠들기가 한결 쉬워졌다.
“오늘은 꼭 8시간 자야 해”라는 압박은 불면을 더 키운다.
5시간을 자든 중간에 몇 번 깼든
스스로에게 “오늘은 이만큼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게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한다.
하루 이틀 잠을 못 잔다고 당장 큰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졸리면 점심시간에 10분이라도 눈을 붙이면 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되자
완벽한 수면에 대한 집착이 줄고
오히려 잠들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잠들지 못했던 그 밤들은 실패가 아니었다.
그건 내가 스스로를 지키려는 증거였다.
혹시 오늘도 뒤척이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기억해 주길 바란다.
당신은 잘못된 게 아니라
그저 조금 더 깨어 있으면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것뿐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