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ODORE CODE Jun 17. 2024

강연을 하고 싶나요?

연사섭외 담당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이윽고 봄을 맞이하면서 많은 컨퍼런스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7개국의 2,600명이 참여했던 알바트로스 컨퍼런스가 끝난지도 석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컨퍼런스 세가지를 참 많이 살펴보았던 것 같습니다. 한해를 관통하는 화두를 던지는 디지털마케팅서밋(DMS)을 시작으로, KITA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는 넥스트라이즈(NextRise)가 6월에 개최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컴업(COMEUP)이 끝나면 숨가삐 달려왔던 1년이 매듭지어지기 마련입니다. 이외로도 마케팅 컨퍼런스 중에서 유의깊게 살펴본 행사들이 있습니다.


- 상반기 -

알바트로스 컨퍼런스(알바트로스), 채널콘(채널톡), 디지털마케팅서밋(DMK), 넥스트라이즈(KITA), MAX SUMMIT(모비데이즈), 세일즈포스 라이브 코리아(세일즈포스), 데이터야놀자(Dnol)

* 2025년부터 Digital Marketing & Branding Forum은 매년 3월 27일마다 개최 예정


- 하반기 -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부산시 등), 모던그로스스택(AB180), 콘텐츠마케팅서밋(DMK), Digital Marketing & Branding Forum (청년마케터), G-STAR(한국게임산업협회), 컴업(중소벤처기업부), 동아비즈니스포럼(동아일보), T-CON(대학내일), 디지털혁신페스타(지디넷코리아), The MAXONOMY(CJ올리브네트웍스), Digital Marketing Insight(테크42), AI Summit(DMK)

* 2025년부터 Albatross Conference Seoul은 격년 7월 1일마다 개최 예정


이제는 ABC 2024 Seoul나 DMBS 2023처럼 직접 주최하는 행사 외로도, 매년 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컨퍼런스 11개의 운영진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아젠다를 설정하고 그에 적합한 연사진(Speaker)을 발굴하거나 파트너사를 찾는 역할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제가 직접 관리하는 행사들은 무척이나 이미지 브랜딩에 힘을 싣는 경우가 많다보니, 연사진으로 참여하신 분들은 머지않아 기쁜 소식을 접하시기도 했습니다.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MBA에서 강의를 하거나 패스트캠퍼스와 클래스101, 러닝스푼즈같은 교육플랫폼에서 섭외 연락을 받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특히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까지 받으시는 경우까지도 여럿 목격했던 것 같습니다.


이같이 열심히 준비하는 마음이 통했던 것인지, 강연 내용에 감명을 받으신 분들이 다짜고짜 저를 찾아오시더니 "나도 연사진으로 넣어달라"라던지 "특별히 강연을 해주겠다"며 말씀주시는 분들도 많이 접합니다. 프로그램의 규모가 크고작음을 떠나서 행사가 열리면 꼭 한명씩은 그렇게 말씀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하긴 하지만 정말 난처하지요. 행사 현장을 총괄하는 입장을 맡다보니 솔직히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곧장 YES 또는 NO를 말씀드리는 것도 참 어렵기도 하구요. 그래서 언젠가는 알바트로스/청년마케터의 연사진 인재풀에 자유롭게 등록을 하는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우선적으로 연락을 드리는 조건들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만 한 채로, 그렇게 4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님께서 쓰신 기사 <60 이상 감독은 10% 감점, 전작 망했으면 가점… 수익률 176%의 비결>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극한직업, 범죄도시, 신과함께, 파묘 등 한국을 빛낸 걸작 영화에 투자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이야기였어요.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사업팀을 2012년 신설한 이후, '혁신투자부 문화콘텐츠금융팀'으로 부서를 확대해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전문 부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란 무엇인지, 체크리스트를 만든 것을 보게되면서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에는 '정치와 종교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가?', '혈연이나 학연으로 구성된 계약이 있는가?'처럼 세심하고 합당한 내용은 물론이고 '감독이 60세 이상이면 10% 감점', '직전작이 망했으면 10% 가점'이라는 신선한 시선이 담겨져있기도 했습니다.


문득, B2B 행사를 '문화 투자'의 시선으로 살펴보았니다.


<IT기업은 왜 컨퍼런스를 열까?> 아티클에서 밝혔듯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소요되는 행사를 운영하는 저로써는 냉정한 시선이 필요했습니다. 생각을 곱씹어본지 어언 일주일, 저는 이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300명 이상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B2B 컨퍼런스에서 연사 섭외를 맡게된다면 참고하심 어떨까 싶습니다. 반대로 연사진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분들께서도 스스로를 되돌아보심 좋을듯 싶습니다.


1. 이력 및 프로필

- 3년 내 TV방송 고정출연시 가점(5p)

- 6개월 내 잡지 및 신문지면 인터뷰시 가점(2p)

- 1년 내 TV방송 특별출연, 언론 인터뷰, 기고시 가점

- 조직 내 근무연차가 8년 이상 15년 이하라면 가점 (공기관, 공기업만 다녔다면 감점)

- 해외에서 재직경력이 3년 이상이거나, 해외대학 졸업이라가점

-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경력이 있다면 가점 (에이전시 경력만 있다면 감점)

- 3개월 내 다른 행사에서 강연을 한다면 감점 (1개당 1p)

- 데뷔 무대라면 감점 (20대 및 30대 10%, 40대 20%, 50대 이상 30%)

- 유경험자일 경우, 마지막 강연이 2년이 넘으감점 (1년당 1p)

- 깔끔하게 입고서 정면을 보는 프로필 사진(컬러)이 없다면 감점

- 대학교수, 연구원으로 10년 이상 근속했다면 감점 (10년당 1p)

- 전체 이력 중, 1년 이상 재직한 회사가 없다면 섭외 금지 (필수)

- 대외적으로 이력 공개를 기피하는 경우 섭외 금지 (필수)


2. 강연 주제 및 전문성

- 2년 내 강연주제와 연계된 논문/도서가 출품되가점

- 30분, 60분, 120분, 240분 강연제목이 모두 준비되었다면 가점

- 페이스북, 링크드인, 브런치 등에서 반응이 좋았던 제목이라면 가점

- 창업 실패의 경험만을 다루는 주제는 감점

- 경험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면 감점 (10%)

- 강연 요소에 특정 종교가 포함된다면 감점 (20%) 

- 제 시간안에 강연 제목을 제출하지 못하 감점 (12시간당 1p)

- 강연 요소에 정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섭외 금지 (필수)


3. 연계성

- 회사 미디어(Owned Media)를 활용한다면 가점

- 회사 홍보팀 또는 홍보 에이전시가 참여한다면 가점

- 브랜드팀 또는 브랜드 마케팅 팀이 참여한다면 가점

- 영업본부와 분리된 채로 B2B 본부가 참여한다면 가점

- 연사진의 회사에서 행사티켓을 추가로 구매한다면 가점 (300만원당 1p)

- 연사진의 회사에서 기업부스를 운영한다면 가점 (부스 운영배치 인원당 1p)

- 연사진의 회사에서 촬영담당자를 배치한다면 가점 (사진작가 1p, 영상작가 3p)

- 강연 현장에서 전체 러닝타임의 80%를 참여하지 않는다면 감점 (10%)


4. 평판

- 제자, 은사, 가족이 강연 현장에 참여한다면 가점

- 사무국을 제외한 이가 강연장에서 연사에게 꽃다발을 건낸다면 가점

- 연사진의 강연을 요약해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청중이 있다면 가점 (1명당 1p)

- 연사진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합산이 1만명이 넘으면 가점 (1만명당 10%)

- 연사진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합산이 1천명이 안되면 감점

- 혈연 및 학연을 바탕으로 다음 행사의 연사진을 추천한다면 감점


B2B 사업은 두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현금이 많이 모여야 합니다. 물론 두가지가 모두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지만요. 비즈니스 사업에서는 현금을 당장 견인하거나(매입형 유동자산), 현금으로 치환할 수 있는 관계(무형자산)가 핵심입니다. 현금은 사람을 모으고, 사람은 현금을 모읍니다. 마치 금과 달러같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약간의 우대조건이 달라질지 몰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사진 또한 행사를 책임지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사무국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관계가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는 연사진을 섭외할 꼭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연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하는지를 살핍니다. 왜냐하면 컨퍼런스 강연은 마치 현대미술과도 같아요. 대부분의 미술, 문학 작품은 예술인의 작고 후 상품 가격이 오릅니다. 평가되는 시선이 쌓여가면서 레거시/헤리티지의 가치가 모아질 뿐더러, 창작자의 사건사고로 인한 리스크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작품을 만든 이가 직접 홍보를 하면서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직접적인 현금을 투영하지 않더라도 연사진의 무형자산, 즉 사회적 자산을 컨퍼런스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공헌으로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연사진으로 지원하신 분의 소셜미디어를 살펴보자니 상황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친구를 맺은 관계를 포함해서 팔로워가 3천명도 안되고, 포스팅한 게시글에는 좋아요가 30개조차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같은 자산은,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기 무척이나 어렵겠습니다. 왜냐하면 행사 소식이 널리 퍼져나가는 것에도 한계가 오기 마련이니까요.


컨퍼런스 연사진으로 참여하는데, 돈을 내기도 한다구요?


사실 이쯤에서 '사무국이 대신 홍보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렴 맞는 말씀이시지요. 그러나 행사를 운영하는 사무국의 입장에서는 정말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특히 B2C가 아닌 B2B 행사라면 높은 확률로 적자를 보기 쉽습니다. 콘서트나 팬미팅처럼 수천명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300~2,000명이 참여하는 자리지만 대관료는 언제나 동일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보니 메인 헤드라이너로(전체 연사진을 통틀어서 대표자라고 보여지는 인물 1~2위)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사무국이 실시하는 단독 광고를 별도로 배정받긴 어렵습니다. 교육과 교육 사업이 다르다는 것을 구분해야합니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책임자 뿐 아니라 사무국장까지도, 필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파트너십 영업팀의 이야기에 경청해야만 합니다.


언론사 또는 에이전시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의 영업팀은 연사진에게 1200~1400만원(25분 트랙강의), 2300~3500만원(50분 기조강연)의 비용을 제안하곤 합니다. 그리고 해당 금액대에 걸맞는 입장티켓 수량을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마치 단체구매를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연사진에 합류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만약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에서 연사진으로 참여하였는데, 되려 강연료를 되려 받는다면 그건 매우 특이한 경우입니다. 사무국이 굉장히 연사진을 챙기고 있거나, 자금줄이 두둑한 곳이라는 뜻이겠지요.


+ TMI 정보


(1) 코엑스 기업부스 운영 단가

: 기업부스는 통상 9sqm(3m^2)이 제공되는데, 가로 면적 1m당 20만원이 설치비용입니다. 즉 ㄷ자 모양으로 설치될 경우 180만원이고, ㄴ자 모양이라면 120만원이 요구됩니다. 임대료는 1m^2당 2만원/하루인 경우도 잦습니다. 그럼 이틀의 행사를 위해서 하루 전날 시공을 한다면, ㄷ자 부스에 들어가는 최소 시설비용은 240만원입니다. 여기에는 TV, 테이블, 의자, 롤링판 등 모든 콘텐츠 비용이 빠져있는 것이지요. 설치하는 부스의 수량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코엑스 지정업체와 계약을 해야하기 때문에 10개 이하일 경우 견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2) 바터계약 및 대금처리

: 열 장의 티켓판매를 통해서 100만원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그 중 20%를 음료 및 다과 구매비로 사용해야합니다. 이때, 한 기업이 '티켓 열장을 더 주면, 모든 음료 및 다과비를 대신 계산하겠습니다'라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되면 티켓판매 비용은 100만원, 예약된 티켓은 스무장, 지출해야할 음료 및 다과비는 40만원(스무명치)이 되어야하지만 0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바터계약, 대금납입을 할 수 있는 제안이 열려있는 것이 B2B행사입니다. 그리고 대금결제는 접대비나 광고/마케팅비용으로 재무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달의민족, 카카오처럼 현금성 자산으로 인정되는 상품권을 증여받는 경우는 복잡해지니 지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Sustainable Sales Pipeline

= Growth Funnel + Branding Message

More Info.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는 방법 (Read More)

오프라인 기반의 마케팅 전략 (Read More)

요즘 채용브랜딩 트렌드 정리 (Read More)

스타트업, 왜 언론을 주목해야할까 (Read More)

언론홍보 기획기사 준비방법 10가지 (Read More)


Profile.

박윤찬 (#THEODORE)

現 알바트로스 브랜드파트너십 디렉터

現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자문

前 아이지에이웍스 그룹마케팅실 리드

前 마켓핏랩 파트너십 매니져


Contact.

head@thefreshmkt.com (문의)



매거진의 이전글 IT 스타트업은 왜 컨퍼런스를 열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