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집단생활, 조직 생활에서 동료나 집단을 이끌어가는 사람에게 예쁨을 받는 '예쁜 놈'은 보통 어느 조직에서든 '예쁜 놈'이고 그렇지 않은 '미운 놈'은 어딜 가나 '미운 놈'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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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람은 일반적으로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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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놈'은 세부적으로 1) 본래 모습대로 행동하면서 예쁨 받는 놈과 2) 본인의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예쁨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놈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글은 이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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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운 놈'에 대한 글이며, 구체적으로 '미운 놈 떡 하나 더 줘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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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작가는 책 《죽음은 예술이 된다: 문학과 영화에서 죽음을 사유하는 방식》(북바이북)에서 ''어쩌면 타인의 삶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자신의 현재에 대한 불만의 역설적 표현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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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놈'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즉, 자신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조직 내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신이 받는 불이익, 미묘한 차별 즉, 본인이 '무시받고 있다는 증거'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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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증거를 차곡차곡 수집해놓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본인의 억눌린 감정을 부정적으로 발산할 기회를 엿보고 있고요.
(그 증거는 정당한 것일 수도 있고, 부당한 것일 수도 있지만 증거의 객관성은 최소한 무시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본인에겐 중요한 것이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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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미운 놈'이 전체 분위기를 흐리지 않도록 예의 주시해야 하는 것 같고요.
1.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수많은 불평등을 고려할 때 질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리가 모두를 질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축복을 누리며 살아도 전혀 마음이 쓰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보다 약간 더 나을 뿐인데도 끔찍한 괴로움에 시달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우리의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만 선망한다는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불안, 알랭 드 보통, 이레)
2. 소련의 공산주의는 미국에 큰 부담이 되었는데, 공산주의가 노동자의 권리를 국가의 최고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다. ...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공산주의는 매우 매력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반대로 미국의 자본가들에게는 공산주의가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악마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미국의 자본가들은 노동자와 사회적 소외계층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불만을 갖지 않게 하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배부르고 편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자본주의는 노동자와 소외계층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수정 자본주의의 모습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채사장, 한빛비즈)
조직이나 집단을 이끌어 갈 때 '불만 있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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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은 '불만 있는 사람'을 관리하는 중요한 힌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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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놈에게 주는 떡 하나는 1) '너는 이 집단에 중요한 사람이야'(부정적으로 중요하든 긍정적으로 중요하든)라는 메시지(혹은 착각)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 2) 불만을 잠재울 인센티브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