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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Feb 07. 2022

시간은 내 편일까?

#PSH독서브런치138

사진 = 네이버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1. 후쿠하라 마사히로 작가는 <하버드의 생각수업>에서 "나는 분 단위의 일정을 소화하며 바쁘게 보내는 일이 많은데, 미술관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하면 1시간 정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시간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몸과 마음이 충전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예술 작품, 음악, 영화 등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때 시간은 내 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이별의 상처를 포함한 상처, 질병 등의 치유에는 시간이 필수적입니다. 믿을 만한 사람을 알아보기 위해선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을 찬찬히 보아야 하기도 하고요. 맛있는 음식은 때로 오랜 시간 숙성이 필요하기도 하고 또 그 음식을 음미하는 시간 동안 행복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음식을 만들고 음미하는 시간은 내 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 하지만 위와 같은 한정된 분야를 제외하고 시간은 내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은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간은 '근본적인 제약'입니다. 되돌리고 싶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측면에서 절망을 주기도 하죠.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석호(조진웅 분)는 딸(소영 역, 지우 분)의 선택을 존중하며 "소영이 너는 시간이 아주 많거든"이라고 하는데 이 대사에서 언뜻 시간은 기회로 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영, 석호 모두 근본적으로는 한정된 시간 속에 살고 있고, 소영이가 석호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말한 것이라는 점에서, 소영이의 더 많은 기회는 석호에 비해 상대적으로만 가지고 있는 우위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즉, 시간은 근본적으로 석호의 편도 소영의 편도 아닌 것이죠. 또 자본주의에서 시간은 더욱 내 편이 아닙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동자가 월급을 차곡차곡 예적금으로 모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은행의 이자율은 결코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시기 예적금은 노동자의 부를 조금씩 갉아먹는 셈이 되죠. 그렇다면 자본주의에서의 시간은 '성실함'을 배신할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입니다.


1+2. 최소한 자본주의 분야에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은 '영역을 잘 고른 존버'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분히 커리어의 전문성 키우기,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서 살아남으며 경험치를 쌓고 '뜻밖의 행운'을 맞이할 확률 높이기가 그 예가 될 것 같아요. 나심 탈레브는 <블랙스완>에서 "긍정적인 검은 백조의 예는 영화 이외에도 여러 분야, 즉 출판, 과학 연구, 벤처 자본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런 분야에서는 손실은 적되 성공의 보상은 크다. 책 한 권 때문에 잃을 손실은 적지만, 전혀 생각지 않은 이유로 어떤 책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했는데 참고할 만한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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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thepsh-brunch/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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