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152
1.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애국심은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애국심이 투철하다'는 말은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다는 뜻이며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매주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애국가를 제창하며, 수업 시간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본인의 몸과 마음을 바쳤던 역사적 위인들에 대해 배우죠. 박이문 교수는 <박이문 인문학 읽기: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에서 "모든 죽음이 끔찍하다면 자살행위는 그 동기나 의도 여하를 막론하고 더욱 끔찍하고 따라서 어느 사회에나 거부되고 규탄되어야한다. 하지만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선택을 존경하고, 안중근, 윤봉길의 자살을 숭고하게 생각"하고 특히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의 자살은 "한민족 전체의 더 큰 생명을 직접적으로 긍정하는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즉, 죽음과 자살 조차 애국심이 바탕이 되었을 때 끔찍한 것이라기보다 숭고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애국심은 참 좋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2. 전원책 변호사는 <전원책의 좌파 비판 - 자유의 적들>에서 "애국심 그 자체는 결코 무조건적으로 선한 것이거나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며 "애국 혹은 애국심의 표현을 강요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파시즘적 사고'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채사장 작가는 "'애국'에 대한 강요는 지배를 편리하게"하며 따라서 "우리는 의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왜 그들이 지금 내 앞에서 신에 대한 순종을 말하는지, 왜 국가에 대한 복종을 말하는지, 왜 나에게 겸손하고 절제하는 도덕적인 삶을 살라고 강조하는지. 그러한 강요를 통해 도대체 자신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인지를 의심의 눈으로 직시해야 한다"고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열한 계단>) 이렇듯 애국심은 외부로부터 강요될 때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하지만, 자발적으로 생기는 애국심이라도 그것이 어떤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해 보아야 할 거예요. 후쿠하라 마사히로가 <하버드의 생각수업>에서 "많은 사람은 그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자유를 내던져서라도 타인과의, 사회와의 유대를 추구하게 된다. 프롬이 볼 때는 사랑도 의무도 양심도 애국심도 결국은 고독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듯이요.
1+2. 박이문 교수는 <자비 윤리학 : 도덕철학의 근본 문제>에서 책 <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의 구절 일부를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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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너한테 정답이라고 내미는 것을 그냥 믿어버려서는 안 돼. 언제나 네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네 생각을 다듬어야 해. 그리고 네 믿음, 네가 옳다고 여기는 것, 네가 취하는 태도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해.” / “하지만 그것은 정말 힘든 일이에요.” / “그래, 당연히 힘들지. 하지만 그런 게 바로 자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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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 내가 내 생각의 주인이 되는 것, 내 삶의 기준을 내가 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피곤하고 끝이 없는 일입니다. 끝이 없는 일이기에 오직 가능한 것은 그런 삶을 지향하는 것, 언제든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하지만 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주관을 가지고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태도도 필요할 것이에요. 그리고 그 사이 균형점을 잘 조절하는 것이 괜찮은 인생을 살기 위한 핵심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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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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