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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Mar 10. 2022

직장에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까?

#PSH독서브런치151

사진 = 키움증권 MTS 화면 캡쳐


1.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자아실현'은 "자아의 본질을 완전히 실현하는 일"로 정의되어 있으며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서는 '자아실현 욕구'를 "개인의 능력과 기술,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은 직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직장에서 실현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심리학자 로이 F. 바우마이스터가 <소모되는 남자>에서 지적했듯 조직(직장)은 "각 개인의 자리가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을 구성원에게 분명히 인지"시켜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 기관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하고, 그래서 그들이 계속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남게" 하죠. 즉, 조직에서 한 개인은 능동적으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주체라기보다 필요한 만큼 쓰이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수동적이고 소모적인 존재입니다. 최근 CJ대한통운에서 택배 노조 파업, 본사 점거 등의 사건이 있었고 회사의 영업 활동은 상당한 지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1년 12월 28일 파업이 시작했을 당시 회사의 주가는 129,000원이었고 22년 3월 10일 현재 주가는 130,000원으로 시가 기준 약 0.78% 상승했어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006.77에서 2,660.86으로 11.50% 하락한 것에 비하면 파업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파업 이후 한경컨센서스에 현재까지 등록된 증권사 보고서 5개 모두 주식 매수 의견과 목표 주가로 18만원에서 21만원을 제시하고 있고요. 어떤 것보다 냉철한 자본과 돈의 흐름은 결국 회사에서 직원은 부차적이고 소모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개인이 자아실현을 이루기에는 아주 힘들 거예요.


2. 박찬용 기자는 <잡지의 사생활>에서 "한국의 잡지계에서 함께 일하는 사진가,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편집디자이너 등의 전문 인력은 굉장히 수준이 높다.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치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남(회사)의 돈으로 한다. 내게는 굉장한 일이다"고 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현대 사회를 수많은 천체 물리학자, 항공 엔지니어들이 "공동 실험실에서 작은 수수께끼를 10년 동안 함께 공략하는" 시대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일대일 결투라면 네안데르탈인이 사피엔스를 이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백 명이 맞붙는다면 네안데르탈인에게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사자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공유할 수 있었지만, 픽션을 창작할능력이 없어 대규모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즉, 나의 생존과 번영, 자아실현을 위해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필수적일 수 있고 이때 직장, 조직, 회사의 인프라가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거예요.


1+2. 직장에서 자아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치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듯, 직장 밖에서도 자아실현 기회를 갖기 위한 시간, 노력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춘욱 박사는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현해 "회사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방법 중에 하나가 태도를 바꾸는 것도 있지만,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순간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 자기결정권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게 인간을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들거든요" 라고 했습니다. (<주식투자로 돈 버는 매수 타이밍 3가지>) 홍춘욱 박사가 말하는 '자기결정권'은 자아실현의 관점보다는 경제적 자유의 관점이지만 자아실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의 자아실현에 '몰빵 투자'하는 것보다는 회사 밖에서도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역설적으로 회사에서의 자아실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택지를 갖는 순간 회사에서의 업무도 조금 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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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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