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의 저자인 홍춘욱 박사는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연해 직장인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영상 제목: 주식투자로 돈 버는 매수 타이밍 3가지)
.
"회사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방법 중에 하나가 태도를 바꾸는 것도 있지만,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순간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 자기결정권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게 인간을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들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심장 쇼크까지 왔어요. 저처럼 험한 꼴 당하고 나서야 눈에 불을 켜고 재테크하지 마시고요, 젊을 때, 신속하게, 천천히 작은 부자 되는 방법을 찾아나가세요."
.
꼭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직장 외에 비빌 수 있는 언덕, 선택지를 한 두 개쯤 만들어 놓는 것은 괜찮은 삶의 전략일 듯합니다.
.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고, 이 여유는 본래의 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와이프와 함께 무작정 파리로 떠나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계획을 가졌고, 사표를 내기 전 대충 처리한 업무로 큰 성과를 내고 승진 자리까지 제안받습니다.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마음의 여유는 기존의 업무를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해 주고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면 '대충'을 너무 과대 포장하는 말일까요?
1. 직장인의 회사는 퇴사 이후 거의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그다지 어려운 판단도 아니다. 버티고 버텨도 50대 중반인데, 그 이후의 수입을 퇴직금이나 연금에 마냥 기댈 수 있는 시대도 아니라는 뜻이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야말로 공포스럽다. 이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살아 있어야 한다. 회사에 다니면서 프로페셔널에 가까운 취미 생활을 갖고, 그 자체를 퇴사 이후의 계획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탈출구가 있는 사람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느끼는 불안의 정도는 다르다. 불안의 농도가 삶을 가르기도 한다. (에스콰이어, 17년 11월호)
2. 조금 과장하자면, 우리가 자본주의로 알고 있는 것은 부르주아가 발명했거나 적어도 그들의 강력한 옹호와 지지 덕분에 발전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낭만적 사랑도 부르주아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관습은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 자본주의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우리는 낭만적 사랑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얼마나 성공하고 얼마나 많이 투자하고 생산하는가를 기준으로 존재를 가차 없이 심판하는 시스템 속에서, 더구나 이처럼 종교를 저버린 시대에 우리의 정신이 버텨낼 수 있으려면 비물질적인 가치에 초점을 맞춘 다른 평가방식이 절실해진다. 그 보루마저 없다면 심판의 위력이 너무나 막강해서 우리의 내면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사랑의 기초_한남자, 알랭 드 보통, 문학동네)
3. 산유국이어서 넘쳐나는 돈을 소비하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석유가 고갈될 미래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에 매장된 석유가 앞으로 10여 년 안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니까 두바이는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관광과 무역, 금융 부문에 투자를 하는 중이다. (에스콰이어, 18년 4월호)
프로페셔널에 가까운 취미, 낭만적 사랑의 발명, 두바이의 투자 모두 현재 위치에 안주하기보다는 추가적인 믿을 구석, 선택지를 만들어 두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LG가 돈이 되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 연구에 20년 이상 매달렸던 이유,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이유, 현대가 전기, 수소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결국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
4차 산업혁명, 평생직장 개념의 소멸 등 최신의 변화와 상관없이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자기 결정권 방어 전략으로서 다양한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내 삶에 적용할 방법을 천천히 찾아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
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지가 한 개인 상황과 여러 개인 상황은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