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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Jun 29. 2022

배트맨은 왜 하비 덴트에게 펀드 레이징을 해줬을까?

#PSH독서브런치187

사진 = 네이버 영화 <다크 나이트> 스틸컷


※ 영화 <다크 나이트(2008)>의 내용과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읽기 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DC 코믹스가 실사화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세 영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브루스 웨인)은 고담시를 청소하려는 정의감에 불타는 지방 검사 하비 덴트를 위해 펀드 레이징 행사를 열어줍니다. 거대 기업 총수인 브루스 웨인의 펀드 레이징 행사 한 번이면 '평생 돈 걱정할 필요 없어도 되는 정도'의 돈을 모금할 수 있죠. 브루스 웨인은 검사와 경찰은 물론 판사까지 범죄자들에 의해 매수된 부패한 고담시에서 하비 덴트가 본인의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선 충분한 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배트맨이 언제까지 고담시의 정의를 수호할 수는 없으니, 양지에서 활동하는 하비 덴트에게 본인의 역할을 이어 주기 위해 힘을 실어준 것이죠.


2. 김훈 작가는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에서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그것은 인간의 삶의 적이다. 그런 허망한 아름다움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없다. 이것은 유물론이 아니고, 경험칙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고 썼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느끼는 것은 돈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돈은 '사고 싶은 것 마음대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삶의 결정권 지분을 타인에게 최소한으로 양도하게 해 준다는 측면에서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브루스 웨인도 이점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비 덴트가 본인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도록 즉, 범죄자의 돈이라는 외부 유혹에 본인의 결정권 지분을 팔아버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펀드 레이징 행사를 열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2.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저자 홍춘욱 박사는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연해 직장인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영상 제목: 주식투자로 돈 버는 매수 타이밍 3가지) "회사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방법 중에 하나가 태도를 바꾸는 것도 있지만,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순간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 자기 결정권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게 인간을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들거든요." 그러면서 '회사에는 돈 때문에 그만 두지 못하는 사람들, 무리한 요구를 해도 거절하지 못하고 묵묵히 할 사람들을 귀신 같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돈'이라는 비빌 언덕, 선택지를 천천히 만들어둘 것을 권하고 있고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 돈 많이 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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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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