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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어른이 되는 과정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

#PSH독서브런치033

사진 =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을 '하고 싶다'와 '해야 한다'의 줄다리기에서 '해야 한다'가 점차 이겨가는 과정이라고 비유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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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의무가 늘어날수록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 버텨야 하는 것의 비중이 늘어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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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나이를 기준으로 어른인지의 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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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동훈(이선균 분)이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 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라고 했던 것처럼 '해야 하는 것'의 무게에 짓눌려 어린 나이에 경직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1. 어른이 된다는 건,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비밀과 거짓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기도 했다. 우리에겐 각자의 다른 삶과 다른 사정이 생겼고, 그사이 우리에겐 각자의 비밀과 자격지심과 허세와 거짓말이 생겼다. 아무리 친한 관계라 해도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선이 생겼다. 눈에 보이는 선명한 경계선이 아닌, 보일 듯 말 듯 어렴풋한 경계선 위의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우리는 종종 미끄러져 떨어지기도 했다. 우리 또한 선명하지 않은, 어렴풋하고 어설픈 어른이라서. 어쩌면 우리가 아직 만나고 있다는 건,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번번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릴 때, 네가 나의 손을 잡아 줬다는 것, 내가 너의 손을 잡아 줬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 나의 손을 놓아버리지 않은 너에게, 너의 손을 놓아버리지 않은 나에게. (나를, 의심한다, 강세형, 김영사)


2. 2016년 당신이 하지 말아야 할 다짐(40대): 친구들에게 기대하지 마라 -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친구들은 다 변해 있다. 각자의 직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혹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많이 변했다. 그들이 예전처럼 순수할 거란 생각은 하지 마라. (에스콰이어 16년 1월호)



하고 싶은 것을 같이 하는 사이였던 친구가 점차 '해야 한다'의 무게에 짓눌리며 조금씩 변해가는, 지쳐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어쩌면 어른이 되는 과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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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해야 한다'의 무게를 최대한 천천히 느낄 수 있도록, 즉 하고 싶은 것들을 충분히 하면서 해야 하는 것을 천천히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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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석호(조진웅 분)가 외박하려는 딸(지우 분)에게 해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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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평생토록 잊지 못할 순간이라는 게 있다. 그건 뭐, 아무한테나 이야기할 수 있는 평범한 순간이 아닌 거지. 네가 그 순간을 언제고 뒤돌아 볼 때마다 웃을 수 있을 거야. 지금이 그 순간이라면, 가. 근데 만약에 조금이라도 후회한다거나 뭐 확신이 없다면 바로 돌아와요. 그래도 돼. 왜냐하면 소영이 너는 아직 시간이 아주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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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면서도 언제든 돌아와 안길 곳이 되어 주겠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은 부모의 대단한 성취가 아닐까 싶어요. 그랬을 때 자녀는 주체성과 독립성을 천천히 키워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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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모가 되기 위해선 물질적으로 넉넉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정서적, 심리적으로도 여유 있고 안정적이어야 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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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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