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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Jul 14. 2022

영화 <다크 나이트> 배트맨과 조커는 뭐가 다를까?

#PSH독서브런치191

사진 = 네이버 영화 <다크 나이트> 스틸컷


※ 영화 <다크 나이트(2008)>의 내용과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읽기 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DC 코믹스가 실사화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세 영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히스 레저 분)는 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분)에게 '너와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똑같이 별종에 불과하다(To them, you're just a freak, like me.)'며, 지금은 배트맨이 세상 사람들에게 환영받을지라도 '상황이 변하면 세상은 언제든 너를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They need you right now but when they don't, they'll cast you out like a leper.)'고 말하죠. 그리고 이는 영화 마지막에서 현실이 됩니다. 실제로 배트맨과 조커는 여러 면에서 유사합니다. 1) 배트맨과 조커 모두 사회 제도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정한 규율에 의해 움직이며, 2) 인간 본성이 한없이 추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3)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강인하며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불사하려 하죠. 역대 조커 중 유일하게 배트맨과 같이 눈 주위를 까맣게 칠한 다크 나이트 조커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감독(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과 조커가 비슷한 종류의 인물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려 의도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 배트맨과 조커의 가장 큰 차이는 '동기'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배트맨은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 경험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인간의 선함을 장려하고 북돋아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배트맨이 그러한 신념과 동기를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집사인 알프레드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영화에서 조커가 어떤 어린 시절을 겪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그의 대사를 통해 찢어진 입이 아버지에 의한 것이라 추측할 수 있죠. (He comes at me with the knife. "Why so serious?" He sticks the blade in my mouth. "Let's put a smile on that face." And ...) 극 중 인물인 레이첼에게 본인 스스로 입에 흉터를 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 그의 말의 진위를 판별하긴 힘들지만,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이상하게 만들 뿐이다(Whatever doesn't kill you simply makes you stranger)"는 대사를 통해 조커에게 과거 트라우마 경험이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경험 이후 적절한 치유와 보살핌을 받지 못했으며 따라서 세상에 대한 반감을 점점 키워나갔을 거예요. 결국 그는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며 문명이라는 가면을 벗어던지면 서로를 잡아먹는 추악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증명해 보이려는 동기를 갖게 됩니다. (They're only as good as the world allows them to be. I'll show you. When the chips are down, these, ah, "civilized people"? they'll eat each other.) 그리고 이 동기의 차이가 배트맨과 조커를 나눴다고 보면 어떨지 싶습니다.


1+2. 뉴욕대 켄 베인 교수는 <최고의 공부>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우리가 연구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람은 ... 정규 교육을 받으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은 덕에,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적이고 융통성 있는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었다. … 그들은 높은 성적같은 외적 동기를 무시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자기 안에서 찾았다. … 우리가 인터뷰했던 사람들 중 많은 이가 상당한 명성과 부를 거머쥐었지만, 그것만 좇지는 않았다. ... 이처럼 외적 보상의 유혹을 물리쳤거나, 처음에는 그 유혹에 넘어갔더라도 뿌리칠 수 있었던 사람들의 비결은 뭘까? 그중 하나는 인생을 고찰해 자신만의 자질과 시각을 깨닫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반성을 통해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대상을 발견했으며, 자신의 힘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외적 동기에 휘둘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 인생만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통찰했다. 그들의 시각은 학습과정에 힘과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이처럼 동기 특히 스스로 충분한 고민 과정을 통해 갖게 된 동기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배트맨과 조커 모두 각자의 충분한 고민 과정을 거쳐 나름의 강한 신념과 동기를 갖게 되었고, 이러한 신념과 동기가 많은 공통점을 가진 둘을 갈라놓은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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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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