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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Feb 18. 2022

회사는 나 없이도 잘 굴러갈까?

#PSH독서브런치142

사진 = tvN 미생 공식 홈페이지 현장 포토


1. 류동민 교수는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에서 "근대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노동은 점차 단순해졌고 흔히 파편화한 분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 명의 노동자는 전체 생산 공정 가운데 지극히 일부분만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기획과 결정 같은 생각하는 일은 잘 보이지도 않는 저 위의 누군가가 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저 묵묵하게 그 생각에 따르면 족"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상상하지 말라>에서 우리가 조직에 속하는 순간 "조직은 ‘표준화’라는 미명 아래 ‘순환보직’이란 수단으로 개인을 무장해제"시키며,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높은 지위와 안위를 보장받는 것을 낙관하기엔 너무나 격정적이고 변화무쌍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심리학자 로이 F. 바우마이스터는 <소모되는 남자>에서 "대규모 기관들은 각 개인의 자리가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을 구성원에게 분명히 인지"시키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 기관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하고, 그래서 그들이 계속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남게 한다"고 말합니다.


2. 월급쟁이는 구조적으로 소모품, 일회용품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정하고 생각하는 이의 보수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는 반면 이를 몸으로 실행해야 하는 이들의 보수는 그에 비하면 모래알만큼이나 작아"지는 현재의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인용) 오히려 로이 F. 바우마이스터가 지적한 것처럼 "경비원부터 대표이사까지 모든 이에게 동일한 급여를 지급한다면 좋은 성과를 산출해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점에 동의합니다. '결정하고 생각하는 이'에 임원급이 포함된다면 일부 업계를 제외하고는 임원이 된다해도 퇴직 후 경제 문제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직장에 다니고 있는 우리 모두는 현재의 구조와 나의 처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나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을 취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1+2. 소모품 처지인 직장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은 1) 지속적인 직무 발전을 통해 쓸모 있는 소모품되기, 2) 회사 없이도 살 수 있는 방안 마련하기 즉, 소모품이 아닌 '내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삶 준비하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심 탈레브는 <블랙스완>에서 "자기 사업을 하고 있을 때에는 일에 들어가는 시간이 얼마나 되든 어떤 착상에 몰입하기란 불가능하다. 즉 아주 무감각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근심과 책임감이 소중한 인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자기 사업을 하는 대신 피고용자 신분이라면 연구, 명상, 저술이 가능해진다"고 말합니다. 소모품, 피고용자의 처지라 할지라도 그 때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모습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고 오히려 '내 일'을 찾기에 소모품 처지를 경험하는 게 큰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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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니다보면 자연인 '나'의 정체성과 회사에서 직급과 직책이 부여된 '나'의 정체성이 겹쳐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즉 회사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자연인 나의 성공과 실패로 여겨지기 쉬운 것 같아요. 하지만 위의 전략은 회사에서의 성공과 실패는 '내 일'을 위한 준비 단계일 뿐이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으면 그만이라는 태도를 장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필요 이상으로 회사의 일에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게 해준다는 거죠. 결국 이런 태도는 소모품 처지인 직장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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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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