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004
사회 생활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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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시간, 한 회사에서만 경험한 것을 토대로 사회 생활, 직장 생활에 대해 떠드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래도 책의 힘을 빌려 생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근대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노동은 점차 단순해졌고 흔히 파편화한 분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 명의 노동자는 전체 생산 공정 가운데 지극히 일부분만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제 오랜 세월에 걸쳐 몸으로 머리로 숙련을 쌓은 장인들의 시대는 갔다. 숙련은 낱낱이 해체되어버렸다. 기획과 결정 같은 생각하는 일은 잘 보이지도 않는 저 위의 누군가가 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저 묵묵하게 그 생각에 따르면 족할 뿐이다. 생산에 기여한 크기를 평가하는 것도 이러한 생각과 행동의 분리라는 원리에 따라 결정된다. 결정하고 생각하는 이의 보수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는 반면 이를 몸으로 실행해야 하는 이들의 보수는 그에 비하면 모래알만큼이나 작아진다. (류동민,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웅진지식하우스)
2. 우리는 큰 조직에 몸담는 순간 조직이 나의 평생을 보장해주기를 희망하지만, 조직은 ‘표준화’라는 미명 아래 ‘순환보직’이란 수단으로 개인을 무장해제하기 일쑤다. 대기업에서 경력 15년을 쌓았는데 총무 3년, 구매 3년, 회계 3년… 이런 식으로 일했다면 회사를 떠난 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엄밀히 말해 경력이라는 것은 조직과 시스템 없이도 내가 일할 수 있는 업이다. 단순히 회사에서 일했던 시간은 경력이 아니다. 그 회사를 버리는 순간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어떻게 나의 경력인가.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높은 지위와 안위를 보장받는 것을 낙관하기엔 너무나 격정적이고 변화무쌍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송길영, 상상하지 말라, 북스톤)
3. 공산주의의 구호는 “개인의 능력에 맞게, 개인의 필요에 맞게”였다. 우리는 공산주의가 신빙성을 잃었다고 말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은 그 구호 하에 돌아가는 소규모 공동체나 마찬가지다. 여섯 살짜리 아이에게 가계소득에 기여한 바가 없으므로 충분한 음식과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친밀한 관계에는 공산주의가 잘 맞는다. 그러나 큰 집단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늘날 모든 큰 조직들이 사람들에게 금액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등, 즉 경비원부터 대표이사까지 모든 이에게 동일한 급여를 지급한다면 좋은 성과를 산출해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이 F. 바우마이스터, 소모되는 남자, 시그마북스)
노동자 신분이지만 사기업 재무팀에서 일을 하다 보니 경영자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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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안정, 복지를 바라는 노동자 입장과 저렴한 인건비를 원하는 경영자 입장 모두 이해되며 무엇이 더 좋고 나쁜 것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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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비판적인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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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에게 주어진 이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살아낼 것인가'가 저의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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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의 답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동시에 회사가 없어도 살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마련해 놓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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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사회)가 노동자에게 바라는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냐!'라는 비판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은 갑이니 좀더 아쉬운 사람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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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필요로 하지 않게 된 사람'도 인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나랏돈 받으시는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소시민적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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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없어도 살 수 있는 길 준비'로 일단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안정지향적으로 살아왔던 저에게는 나름 큰 결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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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브런치도 그중 일환입니다. 어떻게 나중에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dot'을 찍어 놓으면 나중에 무엇으로든 connected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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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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