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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Aug 01. 2023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PSH독서브런치206

사진 = 티브이데일리 기사('태계일주2' 축복 한 번에 1000루피? 덱스, 터무니없는 요구에 분노)


1. 최근 방송 중인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에서 인도 여행 중 사두를 만난 방송인 덱스의 모습이 방영됐습니다. 사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가족, 쾌락, 물질적 욕망 등 세속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평생 영적인 것들을 추구하며, '인간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돌아가니 생에 집착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화장터 잿가루를 몸에 바르고 다니는 사람들이죠. 덱스 이마에 잿가루를 바른 후 머리에 손을 올려 축복을 해준 뒤 사두는 덱스에게 1,000루피(약 16,000원)를 요구합니다. 축복의 가치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2~300루피로 한 끼 해결이 가능하고 15시간 기차표가 500루피 수준인 인도에서 축복 한 번에 1,000루피는 과도한 금액으로 보입니다. 이를 지켜보는 인도 현지인들도 200루피면 적당한 금액이라 말해주죠. 1,000루피를 요구한 사두에게 어떤 사정과 생각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그는 진정한 사두가 아니라 사두 '코스프레'를 하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장사꾼일 수도 있고요. 분명한 것은 덱스에게 1,000루피를 요구한 인도인은 최소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닐 것 같습니다.


2.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까우며 또한 나에게 더 유리한 전략이라 믿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돈은 주조된 자유다"라고 했으며,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내가 돈에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안전과 한가함이다"라고 했습니다. 막심 고리키는 『쓸모없는 사람의 일생』에서 "어떤 인간이든 돈으로 매수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금액이다"고 했죠. (『전원책의 지식인 비판 - 진실의 적들』에서 재인용) 돈이 가져다주는 자유, 안전, 한가함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며 만약 그러한 태도를 비웃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구보다 돈을 밝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즉, 큰돈을 가지고 싶지만 그럴 능력이 없으니 돈을 좇는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방어기제가 아닐까 싶은 것이죠. 혹은 상대방을 속이려는 목적으로 '나는 돈에 관심 없다'는 거짓말로 의심을 거두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사두의 모습을 하고 덱스에게 1,000루피를 요구한 인도인이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 아닐지 추측해 봅니다.


1+2. 최진석 교수는 『경계에 흐르다』에서 "돈이 많으면서 비싼 옷 안 입고, 좋은 음식 안 먹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비싼 옷과 좋은 음식은 갈수록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자신의 중심을 벗어난다. 인간의 욕망에는 원심력의 속성이 있고, 인간으로서의 근본에는 중력의 속성이 있다. 원심력을 타고 자신의 근본을 이탈하려는 욕망을 중심 쪽으로 끌어내리려고 절제하는 태도가 바로 검소함이다. 절제를 통해서만 인간은 균형을 갖춘 존재가 되는데, 이 균형의 유지라는 것이 인간 품격의 높이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돈을 추구하되 절제와 검소함을 잃지 않아야 품격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돈에 대한 건강한 태도는 돈의 소중함을 알고 솔직히 인정하되 그것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늘 경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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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은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본인이 출연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 대해 이야기하며 "(파친코 제작 비용이 1,000억원인 것은 중요하지 않고) 날 얼마 줬느냐가 중요하지"라며 돈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서도, 섭외 전 모든 한국인 출연자는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애플 측의 요구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밝혔어요. "너희는 내가 그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국에서 오디션 봤다 떨어진 여자가 된다. 내 50 몇 년 커리어가 애플 때문에 무너질 수 없다. 나 오디션은 못 본다. 그래도 하고 싶다 이 역할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돈에 대해 솔직할 수 있는 태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윤여정 배우에게서 얻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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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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