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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전쟁의 정당성 - 영화 황산벌의 교훈

#PSH독서브런치066

사진 = 영화 <황산벌> 스틸컷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에 대한 테러가 있은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고, 실제 공습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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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떠한 사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고,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보복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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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폭력을 폭력으로만 대응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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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테러 공격을 받았을 때 "우리 자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얼마나 처참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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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폭력은 향후 테러 공격을 억지하여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정당한 것이고요.



1. 아무리 말로 설득하고 양보해도 나의 목숨까지를 폭력으로 빼앗고자 하는 상대방과 1대1로의 대치를 피할 수 없을 경우, 아무리 협상으로 양보하고 갈등을 풀고자 해도 내 국가를 굴복시키고, 내 민족의 자유와 존엄성을 군사적 방법으로 뿌리로부터 약탈하려는 국가와 민족 집단과 대결했을 때, 한편으로는 죽음이나 국가 · 민족적 종속과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각오한 대결로서의 전쟁의 선택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옳은 선택이건 아니건, 싫건 좋건, 어떤 개인이나 집단은 결단해야 할 궁지에 처하는 경우를 피할 수 없을 때를 자주 당면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구체적 인간의 삶의 현실이라면, 바람직한, 아니 윤리적으로 옳고 인간적으로 당당한 후자의 선택이 평화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박이문 인문학 읽기 :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박이문, 미다스북스)


2. 힘없는 나라에 평화는 없다. 국가 간에 평화는 힘을 바탕으로 한다. 역사에 기록된 모든 평화는 돈으로 산 것이 아니라, ‘비평화적 방법’인 힘을 비축해서 얻은 것이다. 적의 전력과 최소한 대등한 전력을 가질 때 전쟁은 억지되고 평화는 유지된다.(‘平’(평) 자의 글자 모양을 보면 중간 기둥 옆 양 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전력이란 것은 단순히 병력과 무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도발에 언제든 응징을 가하는 힘이 바로 전력의 핵심이다. (전원책의 좌파 비판 - 자유의 적들, 전원책, 중앙books)


3. 문득 의문이 든다. 계백의 항전과 오천 결사대의 죽음에 과연 타당한 이유나 가치가 있었던 것일까? 언뜻 생각해보면, 계백의 전쟁은 자기가 몸담았던 삶의 터전과 소중한 가족 및 공동체를 지키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전쟁 전 가족을 죽임으로써 이미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나아가 삶의 터전 또한 반드시 백제라는 국가 체제 아래에서만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그가 수행한 전쟁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윤창욱, 시그마북스)



영화 황산벌(2003)에서 계백의 아내(김선아 분)가 자신과 자식들을 죽이고 적에게 맞서 싸우려는 계백(박중훈 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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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하든가 말든가, 나라가 처 망해불든가 말든가, 그것이 뭣이건대 니가 내 새끼들을 죽여분다 살려분다 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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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목적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고, 따라서 아내와 자식을 죽이려는 순간 이미 전쟁의 정당성이 사라졌음을 지적하는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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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명분을 위한 전쟁, 비폭력을 표방하는 종교가 본인들의 신념을 근거로 다른 종교를 침략한 전쟁 등 역사상 수많은 정당성이 결여된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김선아의 대사는 가슴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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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thepsh-brunch/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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