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꿈현 Feb 16. 2020

[부동산] 첫 집은 턱에차게 감당가능한 최고의 집으로

30대 생애 첫 집, 목동 아파트의 추억

브런치의 첫 글은 '30대 흙수저가 우여곡절 끝에 강남 집을 갖게 된 이야기'라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더 가치 있는 것은 그 결과보다 부동산과 재테크에 눈을 떠가는 중간 과정이었다.(30년 동안 전혀 못했던 마인드 세팅이라;; 주변에서도 재테크 잘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서ㅠ) 아직 갈 길이 멀기도 하니 결과론적으로만 바라보긴 힘들고ㅋ


불현듯 브런치 첫 주제를 부동산/재테크로 잡았는데 부동산 카페에 쓰는 것도 아니고 글이 불친절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나야 부동산에 대해 관심이 많아 강남, 목동 단지의 얘기 들으면 대략은 알지만 누군가는 그냥 '학군 강한 지역 또는 재건축 예정지 목동', '부자들이 많은 동네, 강남' 등으로만 알 텐데 말이다.(나도 처음에 그랬다. 아직도 배우고 있는 중이고..)


그래서 내가 공부하고 경험했던 지역의 이야기를 번외로 써보기로 했다.


Part1) 모든 변화의 시작점, 생애 첫 집

이 많은 깨달음의 시작은 '(서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를 구매하고부터였다.(그리고 내가 멘토로 삼고 있는 그 '좋은 부자' 분은 목동 집을 사고 나서 일 년 뒤쯤 알게 됐다. 그다음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브레인 워싱됨^^;;) 개인적으로 매우 고마운 경험이다.


현재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 목동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다시 목동에 (특히 우리 아이용으로) 집을 구매하고 살고 싶을 정도로 살기도 좋고, 자산 증식 가치도 높고, 추억도 많은 동네다.

목동 아파트 중에서도 대장주로 불리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7단지'. 단지 뒤 쪽에 트라팰리스와 하이 패리온 1, KT, SBS 사옥의 모습도 보인다.

우선, 내가 태어나서 과거 35년 동안 인연을 맺고 산 지역을 꼽아보면...


1) 경기도 과천시 - 태어난 곳, 유년기 시절을 보낸 곳, 부모님이 젊으실 때 정착하셨던 곳, 부모님이 파시고 난 후 엄청 많이 올라서 다시는 못 돌아가는 추억의 도시, 우리 부모님이 놓친 아까운 보석

2)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방이동 - 아빠의 직장 이동으로 2년 정도 머물렀던 곳 + 부모님께서 청약으로 새 아파트를 구매하셨지만 친척 보증으로 인해 살아보지도 못하고 급하게 팔아버린 안타까운 곳(난 밖에서만 구경하고 그 집에 들어가 본 기억도 없는ㅠ)   


3) 경기도 군포시 산본 - (1기 신도시가 유행이었던 시절) 아빠가 산이 좋으시다며 과천을 등지고 이사한 곳(물론 결정에는 빚을 안 져도 되는 가격이 큰 요소였겠지만...;)

왜 부모님의 부동산 히스토리만 말하면 아쉬운 부분이 산더미인지.... 저 당시는 어려서 몰랐는데 커서 보니 사실 우리 부모님의 부동산 감은 조금 아쉽다ㅠ 물론 누구보다 정직하게 사시긴 했지만 정직하면서 동시에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저거 말고 놓친 기회들이 더 많다. 르네상스 호텔 부지, 개포, 위례 신도시 등... 나중에 써야지..ㅜㅜ

4)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 [직주근접, 교통 편의성] 지하철 1,2호선의 교통 편의성의 매력으로 신혼부부 때 전세를 살았던 곳, 이때만 해도 레버리지(빚)가 무섭다는 가난한 마음으로 살았었다.


5) 서울시 양천구 목동 - [아이 환경, 학군] 생애 처음 내가 번 돈으로(+ 은행 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과감한 레버리지가 필요했던ㅠ) 구매한 집, 아이 2살부터 5살까지 머물며 재건축 아파트와 학군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한 곳


##


오늘은 이 중 5번, 생애 첫 집인 목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어느 지역이 좋고 나쁘다의 측면의 이야기가 아닌 30대 부부가 첫 집을 장만했던 추억의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더 적합하겠다.


Part2) 서울 서남권에서 여전히 견고한 위상을 지키고 있는 동네, 목동

서울 '목동'이라는 동네는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동네다. 우선 서울 서쪽에 위치한 동네이고 서울 내에서는 치열한 학군을 이야기하면 강남 대치동과 함께 언급되는 곳이다. 또, 서울 재건축 기사가 나오면 강남, 여의도 등과 함께 어김없이 언급되는 곳이기도 하다.


항간엔 1980년대에 88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서울 서쪽에 위치한 김포공항에) 오면서 비행기에서 아무것도 없는 대한민국을 보면 안 되니 공항에 오면서 볼 수 있는 도시를 계획함과 동시에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려고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즉, 대한민국이 발전한 곳이라고 대외적으로 인지시킬만한 목적을 가지고 서울 서쪽에, 절대 안 무너지게 튼튼하게(1970년대 무너져버린 와우아파트를 재현하면 망신이니..)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계획적인 택지지구)랄까...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믿을만한 설..ㅋ 실제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를 말할 때 진짜 튼튼하게 지어졌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0-;; (실제 지어진 것과는 별개로 이미지가 그렇다고;;) 그리고 실제로 동시대에 지어진 서울 다른 지역의 아파트들에 비해 깔끔한 편이기도 하다.


과거 강남이 엄청 낡아서 재건축되기 전(15-20년 전)에는 강남권, 여의도 등과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며 부촌으로 자리 잡았던 곳이다. 하지만 요즘엔 아파트가 30년이 넘으면서 너무 낡았고 강남권이 재건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상이 조금은 낮아진.. 하지만 여전히 서울 서남권의 의사들과 전문직들이 많이 사는 곳,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엄청난 학군 지역(서쪽 대표 학원가), 향후 재건축 호재가 있으면서 초특급 대지지분을 가지고 있어 집값이 비싼 편인 곳이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지도> - 이 지도를 만들면서 언젠가 디자인을 배워야겠다 생각했다-0-;;ㅋ

흔히 '목동'이라고 말하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단지~ 14단지와 주요 생활지도

Part3) 이루지 못한다고 단정해버리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더라.. 꿈이라도 꿔야 현실화될 수 있다;;

목동 집을 구매하기 전에는 서울 서쪽에 위치한 신도림동에 전세를 살았다. 회사가 서울 서쪽에 있어서 '직주근접'과 '교통'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신도림동에 사는 동안 내게 목동은 왠지 가깝지만 왠지 넘사벽이고(비쌀 것 같고) 학군이 좋으니 언젠가는 가고 싶은 동네 중에 하나였다. 같은 부서에 '목동 5단지'를 자가로 소유한 선배가 있었는데 다들 농담으로 '저 사람은 목동 사니까 부자'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5단지가 목동 단지 중에서도 비싼 단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감히(!?ㅋ) 그 넘사벽으로 생각만 했던 목동 부동산에 가보자고 했을 때 남편은 콧방귀를 뀌었다-0-;;ㅎ 마치 '그래 부동산은 같이 가줄게ㅋㅋ 설마 겁 없이 진짜 산다고 하겠어?ㅋ'의 분위기가 확 느껴졌다.(겁 없이 진짜 샀지롱^^;;;;)


처음 목동에 임장 갔던 날이 기억난다. 2016년 7월 토요일 어느 날, 더웠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날이었다. 그 날 딸내미는 코코몽 캐릭터 중 아로미가 그려진 핑크 원피스를 입고 서울우유에 빨대를 꽂아 먹었다. 사소한 장면까지 다 기억나는 이유는 내가 생애 처음으로 '무조건 여기에 집을 사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은 중요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전부터 계속 남편에게 '목동 부동산에 언젠간 가보자..'라고 이야기만 했었는데, 그날 오후는 다른 날보다 여유로워서 목동 부동산에 가게 됐다.


처음에는 목동 5단지 부동산으로 향했다. 과거 같은 부서의 선배가 살아서 한 번이라도 더 들어본 친숙한 단지였기 때문이다^^;; 갔더니 우리가 어려 보이고 미숙해 보였는지 '목동 5단지' 매물을 보러 왔다고 말하는 우리에게 부동산 아저씨는 "5단지 소형은 매물이 없고.. 6단지는 어떤가? 4단지는 어떤가?" 하면서 실제 팔 수 있는 매물로 계속 유도했다. 집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5단지 평형별 대지지분이 적힌 종이만 받고 부동산에서 나왔다.


그때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를 때라 매물이 많지 않은 시기이긴 했다. 그래서 집 보기가 쉽진 않았던 것 같다. 마음먹고 갔는데 매물조차 보지 못하고 오자 조금은 허탈했다. 그래서 온 김에 목동의 대장주라는 목동 7단지 부동산에 가보기로 했다. 목동 공부를 할 때 목동 7단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이유는 딱 하나 '5호선 목동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였기 때문이다. 단순하다. 난 운전을 잘 안(못) 해서 교통이 매우 중요하다.


목동 7단지 부동산에 갔더니 친절하신 여자 실장님께서 "지금 살 수 있는 매물이 없는데.. 그런데 수리하고 있어서 내부를 볼 수 있는 집은 있어요"라며 구조랑 위치를 간단히 보여주신다고 했다. 5단지 부동산보다 훨씬 친절하셨다^^;;ㅎ


그리고 내부 구조를 보면서 목동 7단지를 쭈-욱 둘러봤는데 목동역도 굉장히 가깝고,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목동 중에서도 학군이 좋다고 평가받는 '목운초-목운중'도 가까웠다.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로서 학군도 좋고, 환경도 좋고, 교통까지 좋은 곳이니 내가 보기엔 최고였다. 유일한 문제는 '자금'이었다^^;;;


친절한 부동산 실장님께 "저희 꼭 살 거니까 매물 나오면 꼭 연락 주세요~"라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버닝 된 내가 이것저것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가능 범위인 "저 집이 O억에 나오면 사자 응!?" 말하니 남편이 의외로 "그래~"라고 말했다.(그래.. 설마 사겠어?ㅋㅋ) 아싸~ 이제 매물이 나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근데 내 자산보다 은행 레버리지가 넘어가야 가능한 상황ㅠ 사실 집을 사는 것이 처음이라 좀 무섭긴 했다. 하지만 흙수저가 저런 거 따지면 평생 집은 못 살 것이다. 일 년에 저축을 하면 얼마나 하겠는가!? 은행 레버리지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가능한 범위일 때 사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몇 주 뒤 목동에 집을 마련하게 되었다.(자세한 과정은 브런치 첫 글에..ㅋ)

https://brunch.co.kr/@therealist/1

Part4) 두 번이나 사고 친 며느리ㅋ

겁 없이 집을 사놓고 계약서를 쓰러 가는 날. 부동산 계약은 처음인데.. 하필 남편이 같이 못 가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양가 부모님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같이 가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그랬더니 우리 아빠는 "우리 딸내미가 투기꾼 됐네.. 이렇게 무리해서 그 집을 사는 게 맞을까?"라고 은근 구박을 하셨다. 시댁은 거의 침묵에 가까웠다. 그래도 시댁에서 부동산에 같이 가주시기로 했다.


계약서를 쓰는 날. 시댁 어르신들을 만나 나는 내가 왜 이런 사고(!?)를 쳤는지 온갖 합리화를 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크기 좋은 환경이라 딸내미(손녀)에게도 좋다고, 절친이 은행에 다녀서 은행 레버리지 가능 범위도 여러 번 확인해서 문제없다고.. 레버리지를 풀로 사용해서 턱에는 차지만 내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맞벌이를 해보겠다고 침 튀기면서 말하자 시댁 어르신들은 끄덕끄덕 동조를 해주셨다.


그리고 계약서를 쓰려고 만난 부동산에서 아버님이 집주인과 부동산 실장님을 만나서 하신 첫 마디..

"어이쿠 우리 애들(나랑 남편)이 돈도 없는데 이 집을 샀다고 해서 저희도 엄청 놀랬습니다. 허허허"(웃으시면서^^;;) 그제야 걱정 본심을 드러내셨다ㅠㅋㅋ


아버님은 우리에게 돈을 보태줄 처지도 아니시고 은행 레버리지도 풀로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들의 힘든(!?) 상황을 잘 대변해주셨고 그 덕분에 부동산에서는 복비 요율을 많이 깎아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 뒤, 내가 겁 없이 또 강남권 집에 계약서를 쓰던 날. 아버님께서 또 한 번 허허 웃으시며 "넌 참 겁도 없다ㅎ 어떻게 그럴 생각을 했니" 말씀하시곤 부동산 가서는 "우리 며느리가 참 겁이 없이 덜컥 사서 걱정입니다ㅋㅋ 허허허" 하고 은연중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얼마 전엔 아버님 어머님께서 나에게 진지하게 "그 당시엔 네가 참 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잘한 것 같다. 우리도 되돌아보니 젊었을 때 아니면 그렇게 과감한 베팅을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더라..


생각해보면 타이밍 운이 참 좋아서 가능했다. 과거 나에게 넘사벽이었던 목동 집도.. 강남집도..


목동은 은행 레버리지까지 합쳐 턱걸이로 가능한 자산 범위였어서 실행할 수 있었고(지금은 정부에서 LTV를 너무 타이트하게 해서 이 방법이 안된다ㅠ), 강남 집은 일시적 폭락기라 남들이 다 안 사는 시기에 초급매가 나와서 가능했었다.(난 이 경험 이후로 주식도 막 오르는 시기에 잘 안 들어간다. 남들과 다르게!!)


결국은 세상의 모든 것은 약간의 준비된 상태에서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움직였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Part5) 이왕이면 첫 집은 약간 턱에 차게.. 감당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좋은 집을..

넘사벽으로 꿈꾸던 목동에서 꿈도 못 꿀 것 같던 강남으로 갈아타자고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 넘사벽 목동을 무리하게나마 경험해 봤기 때문이었다.


우선, 목동은 아이를 키우면서 살기 정말 좋은 동네다. (사진을 몇 개 올리려고 했는데 다 인물이 들어가 있네;; 인물 없는 집 풍경 사진을 더 많이 찍어놨어야 하는데ㅠ)


1) 전반적으로 사시는 분들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아이 교육을 중시하고 투자하고 싶어 하는 마인드를 가진 비슷비슷한 중산층(!?)이 주를 이루고 하이페리온이나 트라펠리스 등 주상복합의 전문직 부자들이 적당히 섞여 살고 있다. (살았던 7단지를 예를 들면..;)


2) 아이들에게 유해환경이 단지 내에 거의 없다. 전체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를 쭉 둘러보면 그나마 유해한 환경(!?)이 노래방일 정도로 단란한 곳이나 큰 술집 같은 것이 단지에 인접해서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목동에서 사귄 친한 목동 토박이 가족이 "목동은 참 어른들이 가까이서 놀 곳이 없어^^;;"라고 말할 정도다. 아이들, 학생들에게 유해한 환경이 아파트 근접한 곳에 거의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오목교역 상업지구 제외하고-0-ㅋ) 그래서 애초에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리라..


3) 연식에 비해 단지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30년이 된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 가끔 안쓰러운 눈길을 받기도 했는데;;ㅋ 물론 주차는 불편했지만 내부 인테리어만 제대로 해놓으면 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아 하나 더 불편했던 것은 배관이 낡아서 공사를 좀 장기적으로 하고 녹물이 가끔 나왔는데.. 이제는 공사가 다 끝나서 이런 불편함은 덜할 것 같다. 특히 목동 7단지는 전체 34동 중에 두 개 동만 빼놓고는 '정남향'이라 집이 매우 따뜻한 편이기도 했다.


브런치 글을 시작할 때 언급했는데.. 이렇게 살기 좋았던 목동에서 강남 구축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한 것은 사는 환경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재건축 진행'을 두고 내부 갈등이 비합리적으로 일어나고 그것을 버티면서 감정 소모를 하기 싫은 탓이었다. (그러면서 한때 개포 재건축 단지도 임장 하며 어슬렁거렸던 이 아이러니함;;;ㅋ)


조금 억지스러워 보이는 정부 정책에 호소하는 집회도 나가봤고, 입대위도 설득하려고 노력해봤고, 주민 모임도 나가보려고 이래 저래 노력했지만.. 나는 그 재건축의 달콤한 열매를 따먹을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것은 목동 한 개 단지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강남이든 강북이든 어디든 재건축/재개발은 진짜 내부 위험요소가 정말 많다;;


그냥 누가 "재건축/재개발 돈 번대.." 말만 듣고 그냥 들어갈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냥 99.9% 실거주 목적이고 재건축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무언가 정치적히고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보여도 편하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재건축 거주지를 선택하는 것이 투자 측면에도 매우 좋을 듯하다.


하지만 난 성격 상 무언가 비합리적으로,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옆에서 그냥 볼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 뭔가 바꿔보려고 하면서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편이었다;;;

 

재건축 몸테크가 힘든 것은 아파트의 절대적인 컨디션보다 "내가 힘들게 몸테크를 하고 있는데 왜 내부 사람들 때문에 비합리적인 과정을 봐야 하는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거야!?"인 듯했다. 적어도 나의 경우엔 그랬다.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성에서는 매우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변수가 정말 많아서 오래, 내부의 싸움, 정부 정책과의 싸움, 시공사와의 조율 등을 지켜보면서 버텨야 하는 존재다. 그 정신적 에너지 갈등이 엄청나다. 실거주할 수 있는 맘 편한 집이 있고 오래 묵혀둘 수 있는 추가 투자 자금이 있다면 들어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판단했다.

 

투자 효율보다 나는 마음이 편한 것을 선택한 것뿐이다. 무엇이 우위라고 할 수는 없다. 단 우리 부부는 목동에서 살았던 기억이 정말 좋아서 현금을 열심히 모아 세컨드 하우스를 언젠가 사게 된다면 다시 목동을 사자고 마음을 먹고 있다. (지금은 현금이 부족해서 열심히 모아야...ㅠ;;ㅋ)


Part 6) 더 만족스러운 곳에 살고 싶은 본능을 무시하지 말자. 그런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상급지 갈아타기를 하는데.. 목동에서 옮기는 케이스는(특히 젊은 층이) 대부분 한 방향이다. 그곳은 '강남'이다.


사람은 누구나 더 좋은 곳, 더 편한 곳, 심리적으로 더 만족할만한 거주지를 끊임없이 꿈꾼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요즘 국가 정책은 그 본능을 조금은 간과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갈아타기라는 것은 더 만족스러운 곳으로 간다는 것인데..(특히 실거주를 염두한 갈아타기라면.. 요즘엔 실거주 조건이 필수라 투자를 하는 곳도 실거주 염두는 꼭 해야 함)


아이를 키우는 환경도 좋고 깔끔한 목동에서 옮길만한 곳은 더 편한 교통과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좋은 '강남'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물론 이 것은 주관적인 경험이다. (내 친구 어머니는 용산을 워너비로 꿈꾸시기도 하고ㅋㅋ)


우선 강남권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과 학군이다. 빽빽한 바둑판처럼 깔린 2호선, 3호선, 7호선, 9호선, 분당선, 신분당선 등 강남의 지하철 라인을 보면 우리나라가 과거 얼마나 편중된 인프라 투자를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교통을 중시하는 나에게는 목동을 떠나면 강남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면 학원가나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어쨌든.. 목동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최근 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깔끔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들이 많은데 나는 사실 그런 곳에 들어갈 생각은 들지 않는다.(이러면 큰돈 벌 기회는 놓치겠지만)


나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학군(유해환경 노출이 적은, 교육열도 높아서 학원가나 교육 인프라가 좋은 곳)이 거주지 선택에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서울 지역에서도 몇 개 없다.


내가 다른 요소 때문에 거주지를 옮기긴 했지만 목동은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들어가고 싶은 곳이다. 물론 목동도 집 값이 만만치 않은 곳이기 때문에 다시 쉽게 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렇게 목동에 대한 추억을 뒤로하고..

다음 주에는 '위험한 선매수, 후매도' 경험기를...

이전 04화 [부동산] 대세와 반대로 가길 잘했다는 경험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