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지노가 사는 집
'엄마보다 내가 더 책을 좋아하지?'
어느 한낮 아이와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서로의 책을 읽으며 주고받은 말이다.
그날의 기억 속에 나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아이는 공룡 백과를 읽고 있었다.
내가 찰스 디킨스 소설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허우적거릴 때
아이는 공룡 백과를 들여다보며 칠레로 떠나 헤레라 사우르스를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아이는 언제나 내 곁에 펼쳐져 있는 활자들을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보며 자라왔다
그 덕인지
아이는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처럼 책을 읽는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그렇듯
아이 역시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한글을 떼었다. 자연스럽게 영어책을 읽고 있다.
아이가 혼자 읽기 시작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
목이 메어가며 몇 번이고 흔쾌히 읽어주던 해어진 아이의 책들을 바라보면 우리의 날들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아이의 책들을 다 품고 있다.
50개월인 아이는 자신이 방긋방긋 웃으며 엄마 품에
누워서 보던 아기그림책을 보며 좋아한다.
그러면 나는 그 순간에 얼른 뛰어들어 내 품에 발끝까지 쏘옥 들어오던 시절의 아이를 만난다.
그 황홀한 순간이 끝나고 바닥에 남겨진 책을 보면
이제 그만 필요한 이에게 물려줘야겠다고 늘 생각하지만....
지금도 좁은 책장을 비집고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아이의 지식을 반짝이게 하기 위해 책을 곁에 두려는 생각이 올라오면 얼른 접어 마음 깊이 넣어둔다.
나 역시 책을 많이 읽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지성인하고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 따끈따끈함을 가진 책 읽는 보통인이다.
아이도 따뜻함을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책을 읽는다.
엄마와 다정히 책을 읽던 포근함과 더불어
엄마가 책을 읽던 그 익숙한 풍경도 아이 기억에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엄마 나는 엄마가 책 읽을 때 예뻐 보여'
오늘 나는 프루스트의 글에서 언어의 아름다움을 찾고,
배송 올 flower color guide 책을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아이는 내 앞에서 멸종한 동물들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애타게 이 글의 끝을 기다리고 있다.
#테리지노가 사는 집 새벽에 마이아사우라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