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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구 May 15. 2024

도쿄에서 내 피의 삼할은 알코올이었다

도쿄의 이자카야, 럭키킬리만자로 - Burning Friday Night

술을 좋아했다.

그래서 일본은 나에게 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세가 한국과 달라 위스키가 엄청나게 저렴했다.

덕분에 한달에 한병씩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자카야


이자카야에서 마시는 나마비루, 생맥주도 너무나도 내 취향이었다.

탄산이 적은 이 부드러운 생맥주는 벌컥벌컥 마시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사케도 좋아해서 여행을 다니면서 지나친 많은 기념품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사케를 한병씩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져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케들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사와나 츄하이 같은 술들도 수백잔 넘게 마셨다.

일본의 소주도 와인도 유자를 이용한 유자주도 매실을 사용한 매실주도 너무 내 취향이었다.

도쿄의 술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었다.


기억에 남는 술은 분위기가 안주였다.

후지산을 보고 먹었던 로바타야키 그리고 곁들인 후지산에서 나오는 물로 만든 사케.

절경과 미식과 술이었다.


이자카야


지하에 있던 야키토리집에서 먹었던 생맥주.

주방에서 나오는 야키토리의 연기와 같이 목으로 넘어가는 생맥주.

좋아하는 꼬치를 고르고 구워지는 야키토리를 보면서 마셨던 사케.

내 꼬치가 언제 나올지 기대를 하면서 한잔 마시는 기다림의 순간들.


돌어보면 이자카야에서 집에서 공원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마셨던거 같다.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 시간이 너무나도 좋았다.

살짝 비틀거리면서 헤실거리던 얼굴을 하고 있던 내가 좋았다.

네온사인과 수많은 사람들도 좋았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어두워지고 조용해져서 내 몸에서 나는 소리가 잘들리게 되는 것도 좋았다.


이자카야


다양한 술들을 마셔볼 수 있었다.

다양한 상황을 마셔볼 수 있었다.

도쿄의 이자카야와 거리는 저마다 개성이 있었다.

어떤 술을 마실지 행복한 고민의 연속이 있었다.



ウイスキーを飲み干して

위스키를 다 마셔버리고

今夜貴方の視線に酔いたい

오늘은 너의 시선에 취하고파

Lucky Kilimanjaro - Burning Frida Night 中


내가 취한건 술일까 이 도시일까.

도쿄는 나를 취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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