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의 커피 비즈니스
최근 즐겨 마시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도둑(?) 커피를 마시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은 사무실에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캡슐 머신을 사용하고 있어 밖에서 커피를 사 마실 일은 잘 없었는데, 지난 1월 고교 동기생들과 우에노 공원에서 우연히 마셨던 세븐일레븐 커피 맛에 반해 자주 마시게 된 것이다. 값도 레귤러 사이즈 한 잔에 100엔으로 저렴하기까지 해 아침 출근길 사무실 옆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에 들러 한 잔씩 내려 마시게 되었다.
핫 커피보다 50엔 비싼 카페라테
그런데, 라테나 보통 커피(핫 커피)의 값이 같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두 어 달이 지난 이제야 알았다. 일찍 출근하더라도 커피 머신은 항상 가동 중이었는데, 오늘은 아직 워밍업 중이다. 잠깐 기다리고 있노라니, 직원이 옆에 다른 머신이 가동되고 있으니, 사용하라는 것이다. 라테를 마시고 싶으니, 잠깐 기다리겠다고 했더니 라테는 그냥 커피보다 50엔씩이 비싼데 天仁은 보통 커피를 산 것이란다. 헐 쩜쩜쩜. 50엔을 더 내고 컵을 다시 받았더니 보통 커피 컵은 흰색인데 비해 라테 컵은 골드칼라다. 계산을 하면 늘 흰색 컵을 주길래 라테를 내려 마셔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몇 달 동안 보통 커피 값으로 50엔 더 비싼 라테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편의점 커피의 선구자 ‘세븐카페’
컵을 받아 자신이 커피를 내려 마시는 세븐일레븐의 카운터 커피 ‘세븐카페’는 히트상품으로 떠 오르면서 일본 커피 시장의 전체 파이도 키운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의 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우리의 2.6kg 보다 낮은 1.5kg이지만, 우리보다 일찍 서구문물을 받아들였던 탓에 고급 커피는 먼저 도입되어 유명 브랜드도 많다. 그런 환경 속에 세븐일레븐이 2013년 ‘맛 좋은 커피를 싸게 보급한다’는 슬로건으로 ‘세븐카페’를 오픈했다. 전문점 커피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질 좋은 아라비카 커피콩을 고집하고, 전용 머신을 개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체 밀크를 개발한 것은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에도 등장하는 성공 사례이다. 세븐카페는 매출이 계속 늘어나, 작년에는 10억 잔, 지금까지 누계 39억 잔을 판매했고, 올해 판매 목표는 11억 잔이라고 한다. 전국의 2만여 점포수를 고려하면 한 편의점에서 하루 130잔을 판다는 계산이 나온다.
커피 쇄신과 상품 라인업에 계속 주력
최근 경제신문에서 세븐카페가 다시 리뉴얼을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콘셉트는 ‘향기와 진하게’.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콩 사용량을 10% 늘리고, 콩의 특징에 따라 볶는 방법을 3가지로 늘린다는 것이다. 깊은 맛을 좋아하는 고객의 선호도에 맞추되 커피 내리는 시간은 지금처럼 45초를 유지하여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1등이면서도 계속 좋은 상품을 공급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 대견하고, 아름답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경쟁사인 패밀리마트는 ‘파미마카페’, 로손은 ‘마치카페’라는 이름으로 카운터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19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