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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Mar 15. 2023

일본의 연말정산, 확정신고 유감

연말조정 했더라도 의료비 공제 위해 확정신고도 해야

오늘 3월 15일은 일본의 2022년도 귀속 ‘확정신고’ 기간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나라의 종합소득세 신고에 해당하는 ‘확정신고(카쿠테이 신코쿠, 確定申告)’ 대상자는 개인사업자, 직장인 중 우리나라의 연말정산에 해당하는 ‘연말조정(넨마츠쵸세, 年末調整)’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 부동산 임대료 등 급여 외의 수입이 있는 사람, 신고하는 해의 퇴직자, 의료비, 기부금 및 주택 구입자금 공제 희망자 등이다. 일본의 급여 소득세 납부 시스템도 우리나라와 같아서 '매월의 급여 소득에서 원천 징수한 소득세에 대해 연말에 그 과부족을 연말조정에서 정산'한다.  


왜 의료비는 연말조정 때 공제받지 못하나?


天仁은 매년 회사에서 연말조정을 하고 있지만, 또 매년 확정신고도 하고 있다. 연말조정을 했더라도 연간 10만 엔 이상의 의료비를 지출한 사람, 생명보험 등에 가입한 사람이 소득 공제를 받으려면 확정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의료비 공제와 한국에서 납부하고 있는 연금보험료, 한국에 거주하시는 어머니에 대해 ‘비거주자인 친족의 부양 공제’를 받기 위해서다. 이때 확정되는 과세대상 금액이 그 금액의 10%를 납부해야 하는 주민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확정신고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의료보험료는 급여에서 의무적으로 납부하는데, 왜 법에서 정한 10만에 이상 2 맥만엔 이하의 의료비는 연말조정에서 공제해 주지 않을까? 지진보험료는 연말조정 때 공제받을 수 있는데, 연금보험, 기타 보험료는 왜 연말조정 대상이 아닐까? 연말조정 때 한꺼번에 처리해 보리면 쉬울 텐데 왜 두 번 일을 할까? 회사의 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회계사[税理士]께 여쭈어 보아도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한다. '(불합리한 것 같기도 하지만) 법에서 정한 대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답변이다.


의료비 지출명세서 엑셀로 직접 작성

신고 방법 또한 매우 아날로그적이다. 최근에는 웹사이트에서도 신고도 가능해졌지만, 이 또한 완전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처럼 공제받을 수 있는 자료를 일괄해서 pdf로 내려받을 수가 없고, 증빙 자료를 업로드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연간 개인이 지출한 의료비는 병원, 약국에서 받은 영수증을 모아 두었다가 엑셀 프로그램에 입력, 작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공단에 해당하는 건강보험협회에서 서 연간 지출한 의료비명세[医療費のお知らせ]를 보내 오지만, 그대로 확정신고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명세는 일본의 회계연도인 매년 4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를 기준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1월부터 12월까지 정산해야 하는 연말조정, 확정신고 기간과 맞지 않다. 이 또한 전자파일이 아닌 인쇄된 자료를 보내 주기 때문에 1~3월, 11~12월 지출분은 개인이 별도로 계산하여 서류로 만들어야 한다. 天仁은 서류를 2건으로 제출하기 싫어서 의료비 영수증을 보관하고, 지출일자, 병원, 금액, 내역 등을 엑셀 파일로 만들어 제출한다.


증빙자료를 우송하라고?

또 하나 웃기는 것은 이렇게 웹사이트에서 신고한 의료비 증빙 자료를 인쇄하여 우송하거나 직접 세무서에 가져가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pdf 또는 정해진 파일로 웹사이트에서 업로드하면 될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매년 3월이 되면 각 지역 세무서는 신고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번호표를 발행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특별 신고창구도 20여 개소 만들어 각 창구마다 아르바이트 담당자들이 신고를 도와준다. 이런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본 정부가 전산 프로그램을 조금만 수정하면 될 일인데 증빙 서류를 우송하도록 하는 이유는 정말 알다 가도 모를 일이다. 그것도 개인이 우송비를 부담하면서 말이다.

 

마이넘버카드 교부율 아직 약 50%

일본정부는 뒤쳐진 행정업무의 전산화 작업을 위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마이넘버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마이넘버 카드 교부율은 ‘22년 10월 말 현재 51%에 그치고 있다.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1/3 정도의 국민들이 마이넘버 카드 제도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종이, 플라스틱 카드로 되어있는 의료보험증과 마이넘버 카드 통합을 추진 중이라고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타성에 젖은 일본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지만, 天仁은 이러한 연말정산 시스템은 전산화로 간소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정권도 없는 외국인이지만 세금, 연금, 의료보험료는 일본 국민들과 똑같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 글 : 아날로그 대국 일본에서 살아가기

・참고 글 : 일본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축소 유감


일본 세무서의 확정신고 증빙서류 제출 창구. 주변에 일이 있어 간 김에 세무서에 들러 직접 제출했다.


확정신고 창구. 이 세무서는 30개 창구를 열고, 아르바이트 담당자들이 상주하며 신고 자료 입력을 도와준다.


일본의 급여소득 원천징수표.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매월의 급여에 대해 소득세를 원천 징수하고 연말에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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