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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Oct 23. 2021

[부록]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62 day


레이먼드 카버나 테드 창, 하루키의 단편 같이, 앤드루 포터의 단편소설도 아주 좋았다. 이 책을 어떻게 추천받아서 어떻게 구입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 드디어 백신을 맞으러 간 날 이 책을 집어들고 나왔다. 백신 접종을 위해 수차례 번호표를 받고 대기를 하는 몇 구간동안 잠깐 잠깐씩 꺼내 단편들을 읽기를 시작했다.


운동장같이 넓은 마포 체육센터에서 텐트 막사가 꾸려져있었고, 수많은 공공 운영 인력과 접종자들이 신분증을 내밀고 노란선을 따라 걸으라고 하고, 문진표와 예진과 거쳐 드디어 부작용이 걱정되는 백신을 맞고 나와서는.. 이 상황이 내 생애 처음 겪는 일이라 참 당황스러웠고, 왼팔 백신 맞은 곳이 은근히 묵직하게 아파왔는데 이 책이 주는 어떤 묘한 매력이 그 상황에서의 느낌들같은 것과 묘하게 뒤섞여, 술술 읽혔다. 상당히 감각적이었고 매력적인 현대소설, 단편들이었다.  



recipe 246.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런 소설 형식을 빌어 나도 한번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게 하는 작품이었다. 단편집 속의 모든 단편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스토리 양상을 띄는데, 지나간 과거의 어느 잊을 수 없이 충격적이었던 날을 훗날 기억하며 마치 잔잔한 일상에 돌멩이를 던지는 듯한 반전을 일으키는 것이, 이 단편 스토리들의 패턴이다.


모든 단편 스토리가 각각 흥미롭게 읽혀서, 빠져들었고  편이 후속으로 있다면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반적인 중상류층 가정에서나 유년 시절  문제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일상 , 우리는 누구나 의도치않게 갑작스레 어떤 일들을 겪고 자란다. 그것이 인생을 크게 뒤흔드는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잠시 기억 저편에 밀어넣어버리고 잊어버릴 수도 있는 작은 일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언제나 사건들은 우연히 발생이 되며,  무엇도 예견되거나 예측되지는 않는 일들이다. 품격있는? 품위를 지키고? 평범하게? 아무런  없듯이? 살고 싶어하는 현대인이라면 더욱  그와는 달리 모순되는 어떤 일을 겪을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금기를 넘어서는 일을 방관하거나  일을 벌이는 당사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일들은 자신을 포함해 가족들과 주변인들을 서서히   없는 슬픔에 저며들게 만드는데 그런 일상의 모습을 작가는 그리고 있다.


잔잔한 단편 속에 왠지 칼을 감춘 듯한 느낌이 들어, 기억을 추억하는 글에서는 어떤 아련함이 느껴져 따듯하면서도 왠지 서늘한 기분이 든다. 저 책의 표지처럼.                


참고: https://m.blog.naver.com/rockid74/222322822746

https://m.blog.naver.com/rockid74/222329888090


목표일: 162/365 days

리서치: 246/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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