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진 않은데 제대로 일을 끝마칠 수 없는 환경
월요일엔 전략적 파트너십 협력방안 근거 수립 및 서비스 제안서 작성
화요일엔 호언장담 외부에 된다고 협의된 기능 개발을 위한 기획서 날림 정리
수요일엔 하드웨어 시연 및 소비자 반응 정리
목요일엔 향후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한 글로벌 사례 정리
금요일엔 하드웨어 장애 케이스 대응방안 정리
그동안 잠잠헀던 이유는 욕만 쓸까봐...... 어 음..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예상 못했던 건 아니다. 인터뷰 때 그랬거든. 이것저것 시킬 건데 괜찮냐고. 사실 한국의 기획자가 못하는 게 어딨어, 기존에도 영업팀 일도 돕고 번역도 하고 로드맵도 짜고 다 했는데 뭐가 문제랴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담당이 따로 없다. 담당팀이 있어도 그들도 그들의 사정으로 정신이 나가 있다. 도와주는 입장이란 건 없다. 내가 어떻게든 끝내야 되는 성격이 다른 일감들이 끊임없이 쌓여간다. 첫 주엔 하얗게 질려서 '와, 나보고 어쩌라고 이걸 어떻게 내가 해' 중얼거리며 한 달이나 버틸까 싶었는데 벌써 월급도 받았고 오늘도 버티고 있다. 이젠 어떤 말도 안 되는 일감이라도 할 수 있는 조각으로 쪼개서 끝내는 게 하루하루의 목표다. 뭐 그래도 얻은 게 하나도 없진 않다. 다 오래가는 기획자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되겠지 뭐....
요즘 브런치에서 스타트업 수난기(!)를 즐겨 읽고 있다. 사정은 어디나 다 비슷한 것 같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기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봐야겠다. 그래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구...
O2O/핀테크 쪽 서비스 구조를 어설프게나마 파악했다. 한 번쯤은 알고 싶었던 동네라 의미 있었음. 카드-PG(VAN)-가맹점 수수료 체계 파악도 재미있었다.
O2O 어렵다는 걸 알았다. 아이디어 말고 실제로 구현하긴 정말 어렵다.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사전에 실물 쪽에서 협의가 돼야 될 부분도 있고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되는데........ 잘 된다 하더라도 돈 벌긴 또 어렵고.
회사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같이 하니 화면 밖으로 UX 고민이 확장될 수밖에 없더라.
스타트업의 생태계, 투자와 제휴 등등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모양을 보았다. 투자자 쪽은 피드백이 정말 날카롭더라.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지 않으면 뽀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