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2주가 후딱 지나가있었다. 다합은 블루홀로 유명한 다이빙과 배낭여행의 성지다. 나는 레스큐스쿠버다이버이자 어드벤스드프리다이버(과정생)인데 다합을 안 갈 이유가! 다만 여행이 기니까 매일매일 힘들게 다이빙할 생각은 아니었고 친구 M이 스쿠버 자격증을 따면 펀다이빙 한번, 그동안은 프리다이빙 트레이닝이랑 투어를 슬렁슬렁할 계획이었다. 처음 다합의 인상은 절망적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더운 바람이 불었다. 40도다.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다합에 내리니 눈앞에 보이는 건 사우디아라비아란다. 땅이 붉다. 이게 무슨 별세계야. 숨이 턱턱 막힘에도 그늘로 다니면 그래도 살 만하다. 탄산수를 마시면 더. 아마도 바다는 더더욱.
뜨거운 나라가 의외로 물이 차갑다. 24도? 40도 날씨라 의외였다. 바다는 한 계절 늦게 따라오니 아마 가을에 오면 더 따뜻할것이다. 하루 걸러 하루 프리다이빙 세션을 했다. 시작할 때 허둥대지 않고(물 안 먹는 게 킥) 사전 이퀄 해두는 것도 알겠는데.. 이제 좀만 더 하면 20m 내려갈 수 있을까? 여기서 두어 달 지내고 있는 친구 P가 여기는 하루에 3번은 자야 된다는 데 진짜다. 뭘 한번 나갔다 오면 일단 침대에 1시간 누워있어야 됨.
이집트는 유튜브에서도 많이 봤겠지만 거대한 시장이라 나의 지불의사가 중요하다. 일단 잠깐 지내보니 10분 내외 택시는 20파운드. 간단한 음식은 50파운드. 좀 거하다 싶으면 100파운드 선. 요걸 기준으로 아, 얼마 정도까진 낼 의사가 있다고 미리 생각하고 가게에 들어가야 한다. 가령 나는 사막투어를 갈 거니까 기념으로 미리 그림을 사고 싶었는데 100파운드 ~150파운드를 생각하고 들어갔다. 아니면 모 안 하지 모. all or nothing이다 이거야 너도 나도. 근데 들어갔더니 400 파운드래. 돈 없어서 돌아섰는데도 아예 안 잡음. 가게를 지키고 있던 친구가 청소년이라 그랬을까 그냥 안 샀다. 대신 눈겨여볼 옷을 샀지(300파운드).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아스완에서 보니 콜라 하나가 5파운드더라. 과자도 뭐 10파운드 선? 다합의 가격은 이미 눈탱이(?) 가격이었던 것. 휴양지니까 뭐 그럴만하지. 왜 흥정을 힘들게 안 하겠어 다 이유가 있지 암(흥정 얘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나는 주로 프리다이빙을 했지만 마지막 펀다이빙만큼은 같이한 M과 함께 스쿠버다이빙을 했다. 시슬곰이라는 큰 wreck다이빙 투어였다. 그러고 보면 처음의 순간들이 있었지 첫 보트다이빙 첫 wreck다이빙 첫 조류다이빙. 모든 것에 처음이었던 갓 advanced diver가 된 M의 동공이 커져있었다. 뭍에서도 물에서도. 그 처음을 잘 기록해놔주고 싶었는데 하우징에 물이 새면서 5년 쓴 고프로가 사망했다. 다이빙은 손에 꼽을 정도로 시야가 좋고 역시 수온이 낮아서(24-25도) 그런가 산호도 예쁘고 wreck도 세계에서 제일가는 크기라더니 안에 뭐 무슨 바이크전시장이야 뭐야 하나도 못 남겨서 아쉽다 이겁니다.
그 외에도 요가를 두어 번 하고 파르샤카페도 들렀다. "다이빙에 미치다"라는 거대한 오픈카톡방이 있는데 운 좋게 택시 셰어하자는 글을 발견해서 다녀올 수 있었다. 하루씩 빈 시간에는 뭔갈 해 먹고 주로 바다에 몸을 담그거나 그냥 방에 누워있었다. 40도를 훌쩍 넘으니 하루에 뭔갈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너무 쉽게 고갈된다. 그 와중에 하루는 새벽 3시부터 온종일 요르단 페트라투어도 했다. 2주 후딱 지나갈만하쥬? 요르단 이야기는 따로 한번 빼서 해보죠.
쇼핑리스트
이렇게 멀쩡하고 비싼 쇼츠(4만 원 선)를 살 생각은 없었는데 함께 일정을 한 친구 M이 이 브랜드 globally 유명한데라고 알아봐 줘서 샀다. 잘 입고 다니고 있다. 근데 알고 보니 수영복이더라. 어쩐지 래시가드랑 찰떡이더라니.
카이로로 넘어가서 바하리야사막투어를 하던 중 알라딘바지 수트. 역시 이후 일정에서 역시 아주 잘 입고 다니고 있다. 300파운드(만이천 원 선)
해 먹은 것
유럽과 달리 밥을 많이 해 먹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몇 안 되는 식료품, 된장국과 현지 통조림, 비스마티 쌀이면 한상 뚝딱.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커피와 한국에서 챙겨 온 빈 드립백으로 커피도 많이 내려먹었다. 커피가 엄청 맛있진 않고 또 얼음에 박한 나라라 집에서 아이스로 내려먹길 참 잘했다. 미리 알아보니 스페인도 의외로(?) 커피맛이 쏘쏘 하다던데 그때 또 열심히 내려먹어야겠다.
여기는 꼭!
블루홀. 스쿠버든 프리든 그냥 가세요. 스쿠버라면 캐년, 아일랜드포인트도 유명하다고 한다.(나는 안 갔다.)
대신 여길 갔지 시슬곰. 세계에서 가장 큰 난파선을 볼 수 있다. 가는 배가 정말 좋으니 다이버라면 시간 내서 꼭 들를 것.
파르샤카페. 8시에 소등하면 정말 별세계가 펼쳐진다. 시샤 피우고 맥주 마시기 한 번쯤은? 택시 셰어해서 가야 하니 카카오 채널 <다이빙에 미치다> 조인하세요. 다합생활의 모든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지출
다합이 IMF에 인플레이션으로 작년보다 1.5배 이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고는 하나 돌아보니 물가가 카이로보다 싸다. 물론 해먹기도 많이 해 먹었는데 하루 2-3만 원선. 요즘 달러대비 이집트 파운드가 약해져서 유리하기도. 다만 액티비티를 이것저것 해서 초과지출이 있었는데 요가=1만 원, 프리=5+만원, 스쿠버=5+만원, 시슬곰 투어 25만 원선. 요르단 페트라 일일투어 250달러 선이었다. 그래봤자 뭐 2주간의 모든 액티비티가 80만 원을 넘지 않았다.
여행기는 유튜브로도 볼 수 있습니다.(정주행)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PXpa72s0GzfH8ucPtG-br0FBOuK-zA6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