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들를 포르투갈도 포르토만, 스페인도 세비야를, 체코도 프라하뿐만 아니라 카를로비바리 등지에 들를 예정이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축은 '소도시'여행 되시겠다.왜냐면 글쎄...그냥 유명한데 찍고 다니는건 이제 별 감흥이 없어서,뭣보다 쉬고 싶은데 큰 배낭을 짊어지고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는 환경에 놓이기 싫었다.그래서 전통적인 관광지, 베니스는 1박만 하고 뜨기로 한다.
초장부터 저가항공을 택하느라 레이오버였던 벨기에에서 그냥 죽쳤다.저가항공들은 도심과 떨어진 작은 공항을 이용하기도 한다. 도착지가 그냥 뭐 베니스 공항이겠거니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확인해 보니 생각과 다른 데더라고. 숙소 가는 버스도 알아본 거랑 달라서, 급하게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공항버스를 예매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한참 남아서 라운지에서 쉬려 했는데6시간 전쯤에서야 체크인이 열리더라. 기다리다가 이미 아침도 먹었고 해서 그냥 공항 여기저기에서 개겼다. 편집을 하고 점심도 먹고 책도 읽고 어두운 공간으로 가서 깜빡 잠도 자고 글도 쓰고. 그 와중에 비행기가 지연돼서 밤늦게 도착해 시내에서 딱 잠만 잤다.베로나에서 쓸 티켓 프린트를 호텔에 문의했고 무사히 수령 후 조식을 야무지게 챙겨 먹고좀 더 뒹굴거리다 체크아웃 후 오후에 나왔다. 50L 배낭을 메고서는 체크인 전에 다음 숙소에 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베니스
뒹굴거리면서 숙소 근처에서 본섬에 들어가기위해 봐 뒀던 교통패스를 사고, 들어가서는 바로 도보로다음 숙소에 들어갔다.베니스 일정은 별로 크게 준비하지 않았는데 비행기에서 오디오 투어 앱, 투어라이브를 통해 들은 핵심만 공략했다. 입장은 두칼레궁전만.
도보로 좀 더 돌아다니고
성당은 외관만 보고 일정 끝. 사실 발 딛자마자 토이의 <좋은 사람>이 생각나서 그냥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리고 이거.
저렴하고 맛있었어. 치케티라고 부르더라. 나는 그냥 어느 vino(와인샵)에 사람이 많길래 그냥 앞사람이랑 똑같이 시켜봤다. 내일은 기차 스케줄을 보고 베로나로 바로 떠난다.오후에 비 예보가 있던데 빨래해 두고 일찍 한 바퀴 돌고 들어와야겠다. 우산이 없거든.우비는 있지만 귀찮잖아.
베로나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베로나 Porta Nuova역 도착. 날이 꾸물꾸물했다. 베로나는 걸어서 모든 관광지를 볼 수 있다.일단 체크인 시간 전이라 짐을 맡기고
(나는 사실 오페라를 보러 왔기 때문에) 슬렁슬렁 구경하고 비도 온다니 빨래하고 일찍 쉬었다.그리고 다음 날 오후 느지막이 숙소를 나서 어제 못 본 줄리엣의 묘, 줄리엣의 집을 잠깐 보고
모든 막을 다 보지는 못했다. 해 지면 시작해서 새벽에 끝나기 때문. 충분히 아름다웠고 감명 깊었다. 일찍이 아레나에 앉아 입장을 기다리면서 달이 떠오르는 걸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황홀했다. <리골레토>였는데 하이마트 노래 못들은 건 좀 아쉬워.그렇지만 내 컨디션이 먼저다.약 먹고 자야지.
쇼핑리스트
키친이 없어서 뭘 사서 해 먹진 못했고 요 하얀 리넨 셔츠를 에르베광장에서 샀다. 25유로. 충동구매 아니다. 왜냐면 유럽 햇살이 따가울 거라 오기 전부터 흰색 카디건류를 사려고 했다고.
꿀팁: 샤워하고 화장실에 걸어두면 쫙 펴짐.
후일담: 이집트에서 잃어버리고 온 것 같습니다.....요즘도 아른거려.....
여기는 꼭
베니스 두칼레궁전: 비잔틴의 정수입니다요
베로나아레나: 오페라시즌이면 아레나에서 꼭 볼 것. 줄리엣의 묘도 괜찮습니다.줄리엣의 집과 달리 미술관과 같이 있어요. 어차피 줄리엣 자체가 허구인걸 뭐.
지출
두칼레궁전 30유로, 아레나오페라 61유로가큰 지출이었고 나머지는 평소처럼 한 끼 사 먹고 나머지는 간단히 해결했는데도 하루에 10만 원 정도 든다. 부다페스트가 싼 줄 몰랐는데 이탈리아와 보니 확 체감되죠. 물론 숙박 따로. 거의 호스텔에서 지냈는데도 5-10만 원/박 각오해야 합니다. 10년 전엔 한 2,3만 원 아니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