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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Apr 23. 2024

카이로, 아스완, 룩소르, 후루가다 - 흥정과 박시시

짜증은 났지만 별세계는 별세계더라

드디어 '이집트'에 왔다. '아 이거 한국의 뫄뫄 같다' 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 이집트. 다합에서 고인물 친구가 그랬다. 다합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집트스러움(삐끼 등등)은 카이로에서 시작일 거라고. 잔뜩 긴장하고 넘어왔다. 라슈크란(No thanks)을 계속 되뇌었다. 휴가를 맞은 반려 R을 카이로에서 만났고 조금 마음이 누그러졌다.

Grand Egyptian Museum은 아직 가개관이라 람세스 2세의 팔뚝이 거의 다였다. 근데 우리나라였음 이거 이미테이션 아녔겠어요??? 규모가...... 건축도 인상 깊고. 근데 그게 다임. 아직 trial개장임에도 1000파운드(4만 원)이나 받는 무지비함을 보였다.

미리 잡아둔 투어로 비하리야사막에 갔다.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을 숭배할 수밖에 없다. 강렬해. 얼마나 강렬하냐면 사막에 가는 5시간 내내 수면제를 먹은 듯이 졸 정도. 별세계다. 사막은 관념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 화산폭발도 그로 인한 부산물도 융기도 침식도 실재한다. 별사진은 플래시를 한번 터뜨려줘야 그 앞의 사람이 잘 나오고. 사막여우랑 밤을 지내고 선셋과 반대편으로 돌아보면 선라이즈를 볼 수 있는 여기는 어린 왕자의 별 아닙니까. 별세계다 정말.

아스완부터는 역시 미리 잡아둔 투어로 크루즈를 탔다. 출항하기 전에 잠깐 시장엘 들렀다. 삐끼가 들러붙고 서너 번은 권유하는데 글쎄 유튜버들 말처럼 짜증 나서 미치겠는 수준인진 잘 모르겠다. 곁눈질도 하지 않고 '라 슈크란'을 외친다면 갈 길 가더라고. 이집트에서의 스케줄은 어쩐지 비슷하다. 덥기 전에 움직이고 낮엔 돌아와 물놀이를 하다가 저녁에 또 움직이기. 중간에 도착하면 신전을 보고 돌아와 수영하고 잠을 자고 밥을 먹었다.

룩소르에서는 드디어 짜증이 폭발했다. 그래 의외로 수월하다 싶을 때쯤 일은 벌어지는거지. 산책 중에 갑자기 우리 배의 셰프라는 사람이 시장 구경시켜준댔거든? 내가 이미 샤프란은 눈탱이템이라는거 알고 있어서 후추를 대신 샀는데 하마터면 10배 털릴 뻔했다.(그 후추마저 색소로 색을 입힌 가짜 레드페퍼, 그린페퍼더라... 하여간 이집트인들) 아까 그 셰프라는 사람은 3,40여분의 그냥 택시 타고 시장 들른 투어가 끝나고 박시시(호의의 대가로 받는 팁)로 400(만육천 원) 달라던데 100 주고 말았음 마음의 소리는 50이었는데 하도 징징대서. 또 다음 날, 페리 하선하는 데에선 짐 1분 들어줘놓고 40을 달라는 직원들. 이젠 익숙해져서 10만 줬음. 이제 박시시도 좀 면역이 돼서는 1/4쯤 주면 대충 맞는 것 같다.

페리 하선 후에는 자유여행을 했다. 택시는 현지 앱 Careem으로 잡았다. 진짜로 더운 건 다른 게 아니라 카르낙신전이었다. 너무 커서. 가실 분들 팁(?)이랄까 입장할 때 에어컨이 극락입니다. Exit은 다른 데지만 잠깐 들어가서 에어컨 쐰다고 뭐라 안 함. 꼭 쉬어가세요.


Careem 앱 또 할 말이 많지. 중동의 '카카오택시'같은 건데 우당탕탕 앱으로 잡힌 애는 우리를 못 찾아오고 다른 고객 차는 본인 고객 못 찾아서 우리랑 흥정 끝내고 났더니 결국 원래 고객 와서 난리갈아 탄 현지 택시는 35파운드(1600원) 거리를 10달러 달라하질 않나 이번에도 대충 짜증내다가 40파운드 주고 끝냄. 그리고 이 사람들 네비를 절대 안 보지 한국 지방 간 거처럼 내가 설명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 거예요...진짜 나한테 왜그래요.

그래서 후루가다로 넘어와서 제일 좋았던 건 이제 흥정 안 해도 된다는 . 영국 샵이었는데 저렴하지는 않지만 예상대로 흘러가던 시간들이었다. 하고 싶은 걸 다 이루었다.


쇼핑리스트

레드페퍼 그린페퍼를 샀다 눈탱이 대명사 샤프란은 안 샀다는데 의의를. 위에서 얘기 한 주방장 따라가서 산  이거. 그리고 저 레드와 그린은 색소랍니다...... 물에 넣었더니 색소 묻어나오더라. 어이가...

카노푸스의 단지. 반값이하(400파운드)로 네고해서 샀는데 역시 눈탱이 맞았음. 그래도 만 원선이라 그냥 넘어가 기로 한다(넘어가면 안 됐다) 다음 날, 문제의 카누푸스의 단지를 하셉수트 장제전에서 만났다. 더 멀쩡한걸 500파운드 부르더니 250까지 내려가더라바가지 썼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참 왜 유적지가 더 싸요. 상식이 안 통하네. 그냥 유적지에서 사세요 여러분 부르는 값의 반값 이하로 사면됩니다. 그래도 아마 눈탱이일 것...


여기는 꼭!

바하리야사막

신전은 뭐 하나 빠뜨릴 데가 있나 많이 가세요!

왕가의 계곡도 안 갈 수가 있나.

후루가다 돌고래 스노클링. 위에 사진 보세요.....


지출

액티비티가 많아서 아무래도 다합에 비해 지출이 엄청 많았다. 인당 1000달러 선. 생활비는 그래도  입장료, 눈탱이 맞은 거 등등 쳐도 크루즈랑 호텔에서 밥이 나와서 그런가 하루에 2.5만 원 정도 썼다. 다합과 비슷. 이 기간 동안 나름 호캉스도 했는데 중간중간 호스텔도 있었어서 인당 4만 원/박 정도에 지냈다. (크루즈는 액티비티 값으로 계산했다.)


여행기는 유튜브로도 볼 수 있습니다.(정주행)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PXpa72s0Gzf1AL9OA5leVjh_BSGGDV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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