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포. 비로소 집이다. 알프스부터 밀렸던 2주 치의 빨래를 돌리고 6일 잘 지낼 식자재를 사고 자고 유튜브를 편집하길 반복하다가 축제를 즐겼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전차가 다니던 길이 통제되어 있었다.걷다가 적당한 데 앉았다. 적당하지만 엉덩이가 아팠다. 아직 불꽃놀이까지는 한 시간이나 남아서 아래 돌이 튀어나온 데 편하게 앉았다. 비행기가 지나간다. 맞아 2달 전에 나 여기로 입국했었지 마음이 이상했다.
정작 불꽃놀이 직전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졌다. 배탈이었나 봐(나중에 알았는데 탈수 증세였음). 소주도 먹었고 덥고 약간의 공황이었던 것도 같고. 식은땀나더니 안 되겠다 싶어 일어났다. 시야가 검다 못해 빨개졌다. 안 되겠다 싶어서 일찍 집에 가려는 데 사람들한테 갇혀 시야도 안 보이고 앉아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짚고 난리 치다가 노부부에게 도움을 받았다. 나에게 물을먹이며 너 혼자냐 이름은 기억나냐 이머전씨 불러줄까,숨 쉬라며 토닥여주셨다. 다행히 좀 괜찮아졌고 이미 인파에 갇힌 김에 불꽃놀이 다 보고 집에 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길거리 음식을 먹지 말아야지. 맛도 맛인데 아무래도 탈수였나 봐. 노부부 선생님들 다독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에 와서 다음날부터는 물 왕창 마시고 배탈약도 먹고 한참 쉬었다. 이번 80일의 여행 중 가장 아팠던 기억.
기력을 되찾고는 불꽃을 봤으니 물꽃(?)을 보러. 빵빵 쏘아 올려진 물이 뭉쳤다 흩어지는 거 왜 이렇게 귀엽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