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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Aug 31. 2018

일을 진행하는 사람

잘 알아듣고 잘 하는 것 다음의 테크트리

IT판에서 의사결정의 키가 유저 리서치에서 데이터로 슬쩍 옮겨가더니 이젠 데이터 분석은 패시브로 다 가지고 있어야 하는 스킬이 되었다. 그렇다 이 이전 글에서 내가 파보겠다고 한 그 데이터 말이다. 좀만 더 지나면 의사결정도 네가 해 KPI도 관여해 이거 왜 해야 돼 설명해봐가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덜컥 관리자의 롤을 맡기지는 않으면서 애매하게 책임 지우는. 

나는 아직은 매니저가 있는 어쩌면 짧은 황금기를 지나고 있는데, "적당히 성취감을 느끼도록 그렇지만 좌절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일이 알아서 주어질 리가 없다. 일은 지난 세월의 변형이라 금방 처리하고 익숙할 데로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책임지는 일에는 아직 서투른. 이때 정신 차리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파악하고 스스로 새로운 과제를 만들지 않으면 꼰대가 되어버린다. "그거 그렇게 구현 못해요" "안돼요" 인간. 그래서 스스로 세운 나의 올해의 과제는 좀 더 일이 일어나게 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 조직 내에서 할 수 없으면 외부에서라도. 왜냐면 찰나의 황금기가 지나고 나면 정신 차리면 어느새 중간관리자가 되어있지 않겠냐고. 지금까지 주어진 일을 잘 진행하는 사람이었다면 앞으로는 일이 일어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의사결정 능력이라는 게 뿅 하고 나타나는 건 아니라 매 자리 매 위치에서 조그만 시도를 해봐야 한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회의에서 목표나 실행방법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때 언제까지 숨어있을 것인가 뭐라도 진행이 되도록 기여해야 할 것 아닌가? 요즘 부쩍 퍼실리테이션에 관심이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 정신 차리고 나면 본격 중간관리자가 되어있을 것 아닌가. 그래 실무자의 마인드는 내려놓고 좀 더 사업이 진행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일이 주어지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한걸음 정도만 더 내다보며 제안하는 사람으로 남아있을 거냐고. 아니 물론 여전히 이건 당연한 패시브 스킬이긴 하지만. 좀 더 방향을 제시하고 확신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장님들이 좋아하는 절박함이 만들어질 거다. 그놈의 오너십 말이다. 권한이 먼저냐 태도가 먼저냐는 아직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그때 뼈 때리는 글을 발견했다. 

 중간관리자는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도 나의 매니저도 우리 팀도. 구직공고에서도 자꾸 Project Manager, Product Owner, Product 어쩌구들을 찾는 걸 보면서 확신한다.



매일 백번씩 마음이 바뀐다. 조직에서는 적당히 지치지 않고 밖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걸까. 바깥의 이야기가 더 화려해 보이거든. 온전히 내가 만들어가는 길들. 그러다가도 나는 내 콘텐츠가 없는걸이란 자괴감에 빠지고... 그러다가는 아직 조직 내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좀 더 잘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곤 한다. 이 글은 조직 내에서 좀 더 잘 해볼까라는 맘이 들 때 잽싸게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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