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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un Mar 03. 2019

02. 임신을 하고 싶은 걸까, 해야만 하는 걸까?

임신 강박증


임신 준비 6개월, 임신 강박증




의 동생들은 연년생 3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친정 엄마는 임신은 쉽게 된다고 했고, 주변에서는 어리기 때문에 아이를 금방 가질 거라며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는 임신은 언제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만 믿고 임신을 가볍게 여긴 것은 지나친 멍청한 생각이었다.



자연 임신은 10%~35% 확률로 인공적인 시술이나 약 투여 없이 임신이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자연 임신을 준비하는 방법은 5가지가 있다.

1. 생리주기 측정법
생리주기란 생리 시작 첫날부터 그다음 달 생리 시작 전날까지를 말하는데 28일~30일 주기가 일반적이다. 생리 주기가 28-30일 정도로 규칙적이라면, 생리 시작일의 14일 전을 배란일로 본다. 배란일의 앞뒤로 2~3일을 가임기로 보며 가임기를 임신이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이다.


2. 자궁경부 분비물
배란일이 가까워지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점액의 양이 증가하며 배란기가 되면 투명한 흰색 빛을 띠는 점액이 분비된다. 보통 점액이 계란 흰자처럼 맑고 점성이 있다고 한다.
3. 기초체온 측정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활동을 하지 않고 측정한 구강 내 체온을 말한다. 보통은 고막체온계를 사용한다. 기초체온은 일반적으로 배란되기 하루 전날이나 배란되는 날 체온이 가장 낮으며 배란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체온이 올라간다.
4. 배란테스트기 사용
임신테스트기와 비슷한 원리로 확인할 수 있다. 배란테스트기는 배란이 가까워질수록 줄 색깔이 점점 진해진다. 비교 선과 비슷한 정도로 진해지면 배란이 다가온 것을 알 수 있다.
5. 초음파 검사
자궁내막 및 난포의 크기를 초음파로 확인하여 배란일을 예측하는 것이다.





나는 생리주기 측정과 자궁경부 분비물을 이용하여 임신을 준비했다.




준비를 하기 전 편의 많은 나이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우리가 과연 여기서 늦는다면 임신이 가능한 걸까?'

주변서는 이미 늦었다고 했다. 조급해진 나는 경마라도 된 것처럼 임을 목표로 바라보고 달렸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임신 준비를 시작했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임신을 가볍게 생각했던 만큼 임신 준비 6개월 만에 크게 혼이 났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무식하게 임신을 준비했고 용감함을 얻는 대신 지독한 상처를 얻었다.





우울증 관련 이미지 첨부(economychosun 뉴스)



매달 생리가 시작하면 어김없이 자책하고 생리기간 동안 매일 울었다. 또 늦어지는 생리에 기대하며 시행했던 임신 테스트의 음성반응에 지쳐갔다.

규칙적이던 생리주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불규칙적으로 변해버렸다.



함께하는 임신 준비였지만 혼자서 약을 먹었고, 매달 몰래한 테스트기의 반응에 좌절했다. 배란일을 미리 남편에게 이야기했지만 매번 잊었다. 임신에 좋다는 즙도 챙겨 먹었지만 아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마치 나 혼자서 임신을 원한 사람이라고 느껴졌고, 나만 아등바등 애쓰는 듯하였다.




나는 6개월 동안 매달 20일을 눈물로 보냈다. 화장실이나 남편이 자고 난 후 베개로 울음소리를 가린 채 혼자서 나를 죽여갔다.

그렇게 나는 불면증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났고, 술에 의존했다.




8kg 가까이 갑자기 불어버린 살

거울 속에 비친 관리하지 않아 더욱 못난 나의 모습

손발뿐 아니라 차가운 배

모든 것이 나의 책임처럼 느껴졌다.


우울증 초기 증세와 과음이 독이 되어 내 마음은 빠르게 부식되었다.



남편은 자신도 임신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며, 절대 나만 힘들게 한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마음은 남편의 대화를 거부했다.


남편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임신 준비를 멈추자고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임신을 하고 싶은 걸까, 해야만 하는 걸까?"



남편의 멈추자는 이야기에 나는 그제야 상황을 돌아봤다. 나는 두 가지 모두를 생각했고 임신에 집착하게 되었다. 나는 임신 강박증이 되어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우리 부부는 임신 준비기간을 늘리고 천천히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혼자 집에 있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직장을 구했고, 여가시간을 늘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다.

임신 준비기간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를 돌아보며 조금씩 나아가는 시기가 되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었고, 천천히 계속해서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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