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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un Apr 01. 2019

06.  변화하는 내 몸

증상




임신, 산부인과




병원을 방문하기 전까지 2일에 한 번씩 하던 임신테스트기의 비교 선은 더 이상 진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제 병원에서 확인하는 일만 남은 듯했다.


마지막 생리일 기준으로 임신 6주로 예상되는 날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남편은 처음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라며 혼자 가겠다는 나를 말리고 함께 병원을 왔다. 수많은 임산부들 틈에서 아직 배에서 티조차 나지 않는 내가 앉아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져 남편의 손을 잡고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 전 원무과에 있는 팀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미리 나의 인적사항을 확인한다.

마지막 생리일, 임신을 한 경험이 있는지, 유산된 적 있는지, 자연임신 혹은 시술 후 임신인지, 생리주기, 임신을 확인 한 날이 언제인지 등 이것저것 확인 후 몇 분간 대기 후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임신 초기에는 복부초음파가 아닌 질 초음파라서 편한 바지 혹은 원피스를 입는 것이 좋다. 초음파실에서 커튼을 살짝 치고 고무줄 치마로 갈아입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청바지를 입고 왔다면 제법 시간이 걸려 민망할 것 같았다.


일명 '굴욕 의자'로 불리는 의자가 아닌 나는 허리에 받쳐지는 베개와 침대 위로 몸을 맞춰 눕혔다. 침대에 누워 치마를 올리고 수건이 덮고 곧이어 의사가 들어와 초음파를 시작한다. 산부인과마다 진료하는 방식뿐 아니라 초음파를 볼 때 남편이 들어와 함께 보는 경우와 남편은 설명만 듣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초음파를 확인하기 직전까지 불안했다. 혹시나 유산이나 자궁외 임신 등 안 좋은 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되었다. 유산이 되어도 출혈이나 복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임신테스트기는 한동안 호르몬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진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산부인과 방문 후 확인한 초음파


의사는 초음파 속에 비치는 아기집과 난황을 보여주며 자궁에 자리를 잘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2주 뒤에 다시 초음파를 보고 아기 심장소리를 듣자며 그동안 안정을 취할 것을 설명한 후 진료실에서 나왔다.



첫 임신인 만큼 길었던 대기시간에 비해 짧은 진료시간과 부족한 설명에 기분이 안 좋아 다음에는 담당 의사를 바꾸기로 하였다. 나는 나에게 맞는 의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진료실에 들어오는 수많은 산모들 중 하나일 뿐이겠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첫 임신이고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던 나를 위해 자세히 설명하고 배려해주는 의사가 필요했다. 나와 아기를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첫 초음파 이후 담당 의사를 바꿨다.


인터넷 맘 카페를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의사에게 꾸준히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에 바꾸지 않아서 '이제 와서'라는 생각을 가지고 처음에 보던 의사에게 진료를 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후 분만까지를 생각한다면 의사에게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의사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임신 극초기 증상(4주~)


생리통이 심하지 않던 나는 임신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복부 통증을 느꼈다.


임신 초기 심한 세기의 통증이 아니라면 자궁이 커지면서 생기는 복통이기에 출혈이 동반되는 통증이나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출혈은 생리혈과 착상혈을 구분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착상혈은 소량의 핑크색이나 갈색의 출혈이 속옷에 묻어 나오거나 소변에 보이는 정도를 말한다. 생리혈의 양만큼 나온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유한다.


나는 생리통보다 심하지 않은 통증과 출혈 하나 없는 임신 극초기였지만 스스로 침대에서 절대 안정을 취했다. 통증의 빈도나 세기, 횟수도 정해진 것 없어 불안한 나는 아직 초음파로도 보이지 않을 아기에게 기도했다.





생리가 시작되면 뚝 떨어지던 체온은 임신을 확인하면서 평균 37.5 정도의 온도를 유지했다.


배란 이후 올라가던 체온은 착상이 되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임신 중기에 들어서기까지 미열 정도의 체온을 유지한다. 과도한 체온 상승은 태아에게도 좋지 않으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체온 조절을 해야 한다.


11월 초, 나는 외출 후 떨어진 체온이 불안해서 이불속에 들어가 몸을 데우겠다고 난리 쳤다. 금세 오르는 체온에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11월의 한기에도 더위를 느꼈다. 남편은 이제 홀몸이 아니기에 따뜻하게 있어야 한다며 보일러의 온도를 올렸는데 등에는 땀이 흘러내렸다. 평소에도 더위를 타는 체질이라 자꾸 무언가를 가져오는 남편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임신 전 하루 7~9시간 정도 잠을 잤다. 임신과 동시에 피로와 낮잠이 순식간에 찾아왔다. 정말 미친 듯이 피곤했고, 미친 듯이 낮에도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하루 9시간에서 약 12시간 이상을 꿈속에서 헤맸다.


주말에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죽은 듯이 잔다면서 걱정을 했다. 포켓몬이라는 만화 속의 '잠만보'라도 된 거 아니냐며 놀리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피곤한 탓에 장시간 침대에서 누워 잤지만 깨어나서도 하품은 이어졌다. 오랜 시간 잠을 자도 계속해서 피곤함이 느껴졌다.

안방의 창문은 암막커튼을 치고 방문을 굳게 닫고 빛이 새어 나오는 휴대폰이나 공기청정기의 화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더 자겠다고 발악했다.





평소 잠을 자기 시작하면 아침이 될 때까지 깨지 않는다. 시부모님이 새벽에 화장실 한 번을 안 가냐며 묻기에 그제야 의문을 가질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임신을 하고 나의 아랫배에서는 열심히 자궁이 커져가고 있는지 새벽에 한 번도 깨지 않던 나는 1~2회 정도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임신인 것을 몰랐을 때는 '전날 물을 너무 마셨나' 하면서 저녁에는 물을 안 마시겠다고 버텼는데도 새벽에 깨서 짜증을 냈는데, 이제야' 임신을 해서 그런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일상 속에서는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아서 불편함을 모르겠지만 밤에는 확실하게 불편했다. 처음에는 깰 때마다 다시 자기가 힘들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곧 눈감고도 화장실을 다녀왔다.





임신 초기 2주 동안 복통과 함께 설사를 했다. 일주일에 4일, 하루 3~4회 정도 설사 혹은 묽은 변을 보기 시작했다.


태아가 자라는 자궁과 함께 호르몬의 영향으로 장이 예민해져서 설사 혹은 변비가 찾아온다. 잦은 설사와 함께 급격한 체중 저하는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잦은 설사로 인해 아직 보이지 않을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체중은 변화가 없어서 병원까지 찾아가지는 않았다. 대신 식단을 덜 자극적인 음식으로 바꾸고 하루에 2L 이상의 물을 마시기 위해 노력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두통에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약을 먹을 정도의 두통은 아니었는데 점점 심해져서 약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임신 중이라 약물 복용은 위험하기 때문에 약대신 잠을 선택했다.


약물 복용은 임신 중에는 위험하지만 극심한 두통은 엄마와 태아에게도 스트레스이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잠에서 깨어나 지속되는 두통에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혼자 '그만 아프자'를 수없이 말하면서 다시 잠이 들기만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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