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본 것들
내 두 시간이 아까워
이야기는 많고 CG는 화려한데 알맹이는 없고 눈만 아프다.
과유불급. 아니, 애초에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서 CG를 발라버린 게 눈에 보여서 화가 난다.
조니 뎁은 왜 저래? 아니, 배우들 중 어느 누구도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이지 않는다.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아예 몰입을 못하는 느낌이었음.;
디즈니는 당분간 이런 영화에 헛돈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
팀 버튼도 이런 영화에 자기 이름을 함부로 빌려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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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게 된 여성 투수의 이야기. 안타깝게도 실화가 아니다. 이런 경우가 없기 때문.
남자들의 세계인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선수로서 겪어야 하는 압박감,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멸시와 따돌림, 그리고 여성 선수로서 부응해야 하는 수많은 기대감. 이 모든 것을 짊어진 26살의 야구 선수 지니 베이커를 주인공으로 한다.
원래 스포츠는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해서, 스포츠 드라마나 영화는 감동코드의 끝으로 가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하지만 이 소재를 다룸에 있어 드라마가 영화보다 가지는 우위가 분명히 있다. 영화라면 주인공 지니가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입성해 훌륭하게 경기를 치른 것만으로 이야기를 끝낼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음 이야기라는 게 있으니까. 나는 한 번 마운드에 오른 지니가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 더 궁금하다.
그녀의 파트너이자 멘토가 될 포수이자 팀 주장인 로슨과의 관계도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주인공 지니 역의 카일리 번버리가 매력적이다. 마크 폴 고셀러와의 케미도 괜찮다.
반전 아닌 반전도 있는데, 흠... 나쁘지 않네 느낌.
키퍼 서덜랜드가 돌아왔다! 역시 연기 잘하는 분. 24도 사실 키퍼 서덜랜드가 멱살잡고 간 거 아니냐능...
하지만 그의 새로운 캐릭터 톰 커크먼은 잭 바우어와 너무너무 다르다. 학자 출신이고, 도시와 주거사업을 담당하는 정부 말단부처의 장관이다. 당연히 내각 순위도 최하위. 게다가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 커크먼에게 장관 자리 사임을 종용한다. 여기까지가 자신의 한계라 생각하고 체념했을 때, 대통령과 모든 내각과 의원들이 모인 의사당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참석자 모두가 사망한다. 그리고 그 사건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그 누구도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지어 본인에게도 공포스러운 일이다. 마치 형벌과도 같은 이 자리를 커크먼은 무조건 받아들어야 하고, 이 사건으로 크게 동요한 미국 국민들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굳건한 모습도 모여야 하며, 사건의 주모자도 밝혀내야 한다.
가장 위급한 시기에 이런 사람이 리더가 되다니! 이게 실제라면 나는 못 믿네... 하지만 커크먼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게다가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커크먼이 대통령이 되는 걸 예상이나 했을까? 범인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를 밝혀낼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해진다.
파일럿만 봐서는 미스터리와 정치드라마, 개인의 성장드라마를 잘 버무려놓은 느낌. 이걸 쓴 사람은 바로 '애로우'의 마크 구겐하임이다. 오래 전에 그렉 벌란티와 '잭 & 바비'를 함께 만들면서 쓰고 싶었던 정치드라마를 이제서야 만들어서 신날 것 같기도 하다 ㅎㅎ
굉장히 뻔하고요...
공공의 적도, 팀의 구성도, 맥가이버와 달튼의 투닥거림도 다 어디서 본 것들.
역시 고전 리메이크는 어렵다. 특히 방영 당시의 코드에 최적화된 맥가이버를 2016년에 부활시킨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 이게 최선인 것 같긴 한데 최선도 마음에 들진 않는다.
물론 컴퓨터와 아날로그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아, 암튼 아쉬운 게 너무나 많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루카스 틸과 산드린 홀트를 볼 수 있다는 건 마음에 들었다. 루카스 틸 목소리만 들어도 설레긴 하더라 ㅎㅎ
음... 놉.
파이퍼 페라보나 대니얼 선자타가 아까운 순간.
이제 이런 거 너무 많아서 지겹고 기빨리고...
요즘은 기빨리는 거 볼 바엔 제대로 화끈한 걸 보고 싶고, 안그러면 잔잔한걸 보고 싶고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에도 충족되지 않는 아쉬움.
8. 리쎌 웨폰
사실 걱정되는 작품 중 하나였는데, 파일럿만 놓고 봐서는 맥가이버보다 잘 만들었다.
일단 굉장히 경쾌하고, 캐릭터 성격도 확실하다. 원작을 안 본(히익) 나는 이 구성도 괜찮게 보인다.
물론 원작 팬에게 눈에 안 차는 캐스팅일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 신의 한수는 캐스팅이다. 특히 릭스 역의 클레인 크로포드는 상남자/마초/미친놈 연기에 최적화된 배우다. 그런 사람이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라 ㅎㅎ 머턱 역의 데이먼 와이언스 역도 좋다. 지금은 건강 때문에 몸을 사려야 하지만 한때 날아다녔던 형사로서의 폼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호흡 척척 맞는 둘의 코미디도 재미. 물론 앞으로 계속 인기가 있으려면 이것만으로는 어렵다.
둘이 일단 파트너가 되었다... 가 파일럿의 전부. 앞으로 이 둘의 콤비플레이 말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포맷은 오래오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오래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조기종영된다고 해도 주연 두 사람은 이걸로 다른 작품 주연 자리를 쉽게 꿰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