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이 답해줄거에요
어느덧 이제는 진짜 가을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하지만 낮에 산책을 하게 되면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하는 요즘.
처서와 함께 아침저녁으로 찬 공기가 한 움큼 섞인 새벽 공기를 마시며 이젠 가을이 온 건가? 의문이 든다.
반팔과 긴팔사이 나의 손이 갈 곳을 잃었을 때, 나의 귀와 마음은 자연스레 길을 찾아준다.
눈을 떠서 하루를 시작하는 음악을 찾고 자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음악을 고르곤 하는데, 거짓말 같이 여름의 플레이스트에서 고르는 나의 시간이 주춤거린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나의 머리카락부터 발 끝까지 감싸던 습도를 잊을 만큼 시원하고 청명한 노래를 듣고 싶었는데, 이제는 노래에서 포근함을 찾게 된다.
템포가 느린 피아노 연주 곡이나,
약간의 찬 바람을 그리는 듯 색소폰 소리가 곁들여진 쿨재즈
여름의 얇은 이불을 대체해 줄 약간의 두께를 가진 이불이 되어줄 클래식 선율
어랏 가을이 온 걸까?
계절의 변화가 아직 몸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
골라야 할 옷이 반팔일지 긴팔일지 결정하기 힘들 때
내 감정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지금 듣고 싶은 노래를 생각해 보자
나는 지금 가을을 지나는 중인 것인지
나에게 필요한 건 반팔에 닿는 시원한 바람일지, 서늘함을 피할 수 있는 한 겹의 긴팔일지
나는 지금 그저 지쳐있는 건지, 위로가 필요한 상황인 건지
그 답을 모르겠을 때,
우리의 깊은 생각보다 어쩌면 좀 더 쉬운 답을 알려줄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낮의 나는 조금 더웠다.
그리고 고민 때문에도 몸이 지쳐있었고,
드럼이 쿵쿵대는 밴드 음악을 틀었더니, 금방 더 지쳐버리는 내 몸
다시 음악을 찾는다.
피아노 반주에 보컬이 한 장 덮어진 음악을 듣고 싶다.
가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