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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어플만 4개를 구독한다고요? (4)

일요 감성 5회 | 나의 음악 큐레이션 4화 Spotify

by theyellowruby

오늘도 비가 오고 있을까?


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눈을 뜨는 순간의 기분이 달라지곤 하는데, 이번 7월은 매일의 날씨를 궁금해하며 눈을 뜨는 날이 많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우리는 루틴화된 삶을 살고 있기 마련인데, 그 삶에 색깔을 더해주는 건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 또는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날씨 말고도 무엇이 있을까, 루틴이 되어버린 매일을 사는 우리에게 도파민이 되어주는 그것은.


잘 생각해 보면 크나큰 소비를 하지 않아도(?) 자극을 느끼고 늘 그 가성비 있게 그 역할을 도와주는 건 단연코 음악. 또 음악!


요즈음의 매일은 흐리고 푸른 하늘을 보기 힘들어 우리는 지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하늘이 뚫린 듯 세상이 하얗게 변하도록 비가 오다가도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요즘의 날씨에 따라 나의 기분이 달라진다면 다중인격이 되어버릴 것만 같고! 나의 중심을 지키기가 그렇게 어렵다.


그렇다면 다중이가 되지 않으려는 나의 기분을 쉽게 바꿔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그렇게 또 음악 어플을 뒤적인다.




음식으론 아직 평양냉면의 맛을 잘 모르는 나지만, 음악에선 강경 평양냉면파(?)인 나에게 Spotify는 식초와 겨자를 팍팍 뿌린 음악을 제안한다. 상큼하고 짜릿하다. Spotify는 참 자극적이다…! 배달음식 같은 느낌이 물씬 나고 늘 fancy 하고 멋들어지게 내 취향을 미리 파악해서 새로운 도파민을 제공해 주는 친구여서, 요즘 같은 날에 자주 찾곤 한다.


어느 하루의 나는 평양냉면 맛을 모르는 대신 클래식에서 그 슴슴한 매력을 찾기도 하고, 다른 하루의 나는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지구 반대편의 나보다 한참 어린 아티스트의 팝송을 들으며 즐기기도 한다. 동시에 그가 흰 러닝셔츠에 대한 취향이 없고 수염을 늦게 기르길 기원하기도 하고 ( ᐛ )و (이 말이 생소한 분들은 Benson boon의 변화와 Charlie Puth의 상관관계를 찾아보시면 된다.)


매일을 배달 음식만 시켜 먹을 순 없고, 매일을 건강하고 알찬 집밥을 먹을 순 없다.


음악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의 기분 따라 오늘의 날씨 따라 다양하게 즐기다 보면 음악의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게 된다. 맛으로 호강하는 하루가 행복한 것처럼, 음악으로 호강하는 하루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두가 알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이런 행복 나만 맛볼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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