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1

비

중력은 모든 공간을 점령했지만

지배하진 못합니다.

중력을 거슬러 오른 수십, 수백 톤의 물,

오늘도 마른땅을 적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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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

공기의 저항이 없다면

깃털과 돌멩이는 같은 속도로 낙하합니다.

우주를 움직이는 힘, 중력은

물질의 양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물질의 많고 적음에 따른 차별은

우주의 법칙에 반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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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360°에 가까운 시야로 주위를 경계하는

겁 많은 초식동물.

말에게 차안대를 씌우는 이유는 그래서 입니다.

시야를 좁혀 불안을 낮추면 다루기 쉽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생겼든, 누가 씌웠든

사람 역시 차안대를 쓴 채 일생을 살아갑니다.

이 사태를 완화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는

다른 각도로 서있는 누군가와

 서로의 본 바를 나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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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하나라도 더 쟁이기 위해 애쓰고 계신가요?

쉼 없이 돌아가는 냉장고 안에서

오늘도 하루만큼 음식은 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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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복

누군가 결정했을 모양과 크기.

우리가 입고 있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내 몸에 맞는 생각, 찾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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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작다, 느리다, 멍청하다...

뭐라도 끌고 와 옆에 두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말들,

협박을 일삼는 언어들의

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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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

물에 빠지면 물을 따라 움직입니다.

세상 흐름 부지런히 따라잡고 계신가요?

어쩌면 떠내려 가는 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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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

'알다'의 명사형이지만

왠지 '아름(답다)'의 준말 같습니다.

어떤 대상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면

그 대상에 대한 가장 고차원의 지식,

'앎'을 가진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