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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Aug 22. 2023

00. 세상의 빛과 같은 아이와의 첫 만남

선물같이 찾아온 너의 첫 기억을 떠올려 본다.


[글의 첫 시작, 인사드려 봅니다.]


 오늘도 우리 부모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떠셨나요? 힘드셨나요?

 하루 중 아이와 있는 시간이 행복하셨나요?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겁니다. 아이의 존재가 삶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크지만, 정신과 육체적으로 매일을 지쳐가고 있을 겁니다. 아이를 원해서 가진 건데,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마음은 뒤죽박죽 엉킵니다. 질문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우리 아이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어제와 같던 분들도 계시지만, 까마득한 기억 속에 묻힌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제가 이렇게 질문을 드린 이유는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육아로 지쳐가고 있지만, 아이와 함께한 행복한 추억이 많을 겁니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마냥 힘들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요? 제 글과 함께 그때로 잠시 돌아가 봅시다.




[세상의 빛과 같은 아이와의 첫 만남]


작고, 꼬물꼬물 한 아이가

첫 만남에 주는 감동과 행복은

너무나도 크고, 선명했어요.


세상의 빛이 감당되지 않아

제대로 눈조차 뜨지 못하지만,

나의 눈에 담긴 아이는

세상의 모든 빛이었어요.


아직 입안은

엄마의 뱃속 향이 가득한지

오물오물하며, 입을 움직이는데

나를 향해 건네는 첫인사 같았어요.


아이의 몸과 손이 파르르 떨렸어요.

이곳의 공기가 낯설었는지

작고,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어요.

괜찮다며 손을 뻗어보지만,

만지면 부서질까 쉽사리 잡지를 못했어요.


그 순간 먼저 손을 잡아 준건 아이었어요.

나의 손가락 한쪽 끝을

한 움큼 잡아 쥐며

괜찮다며, 잡아달라며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어요.


아이를 보니 그제야 실감이 났어요.

"나는 아빠가 되었구나."

순간 작은 아이를 눈앞에 둔 채,

막중한 책임감과 미래의 두려움이 밀려왔어요.


그러나 아이를 안아보라는

간호사님의 말에

가슴과 팔 한 켠으로 품어보니,

제 안에 가득한 건

사랑과 행복임을 알았어요.


내 품에 안긴 아이는

세상이 나를 안아주는 듯한

따스함과 위로도 함께 건네주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비로소 터지는 크나큰 울음소리를요.

세차고, 경쾌하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소리였어요.


아이는 세상을 향해 소리쳐 울었지만,

저는 숨죽이듯 흐느꼈어요.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지만,

그 울음만큼은 아이가 몰랐으면 했거든요.


아이와 첫인사를 한지,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그럼에도 글을 써보니 아직도 생생해요.


그건 잊지 못할 첫 시작의 순간이었어요.

아이가 우리에게 찾아온 축복이었고,

내가 아빠임을 느꼈던 위대함이었어요.


누워만 있던 아이는 한껏 자랐어요.

세상을 향해 눈도 크게 뜨고요.

안아주기만 하던 아이는

저에게 힘을 내라며

말로 응원도 하고, 위로도 해주어요.


많이 느끼고 있어요.

아이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에요.

아이의 희망을 통해

나의 미래도 함께 커져가요.


앞으로 흘러갈 시간이

나와 아이 앞에 펼쳐져 있어요.

쉽지 않은 길일 테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을 거예요.


그럼에도 첫 기억을 고이고이 간직하며,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함께 할 거예요.




[선물같이 찾아온 너의 첫 기억을 떠올려 본다.]


"여러분의 아이와 함께 한 첫 만남은 어떠셨나요?"

"세상에서 처음 아이를 대면한 그날을 기억하시나요?"

 아직 핏물에 둘러싸인 아이를 보았을 때, 마치 '내 아이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양수에 불려 얼굴은 쭈글쭈글하고, 세상의 빛이 부담스러운지 온통 찡그리고 있습니다. 간호사님이 그런 아이를 산모와 아빠에게 안겨주면 그때서야 생명의 신비와 아이를 맞이한 격한 감정을 알아차립니다.


 세상의 두려움 또는 세상을 향한 외침과도 같은 아이의 울음은 우렁차게 분만실 안을 채웁니다. 부모도 아이를 품에 안고, 알 수 없는 감정에 흐느낍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여러 감회에 휩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고귀하고, 특별한 순간을 가슴과 머릿속에 담아냅니다. 아이는 우리와 만난 때를 기억하지 못하니, 부모만이 가진 특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감격스러웠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아이의 첫 모습을 부모는 영원히 기억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처음 마주한 순간, 우리는 속으로 갖가지 다짐을 했을 겁니다. '내 너를 잘 키우리다.', '너는 우리에게 찾아온 선물 같은 존재야.', '고맙다.', '사랑한다.' 등의 수많은 다짐들 말입니다. 우리는 육아로 지치겠지만, 그때의 다짐 또한 기억해 내야 합니다. 아이는 어떠한 생각과 언어도 없지만, 우리는 생각과 말을 했었고, 지켜야 합니다.


 '세상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잊고 있었던 세상의 관점을 아이의 생각과 말 한마디로 깨닫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는 우리에게 수도 없는 질문을 던져 해답을 찾게 하고, 예기치 못한 순간으로 깨달음을 줍니다. 부모로 인해 아이는 성장하지만, 아이로 인해 우리도 성장합니다. 아이가 세상을 향해 커 가듯이, 우리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변화해 갑니다. 아이로부터 배운 작은 성장과 변화로 우리 부모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마주한 그 순간을 떠올려 보셨나요?

 그때의 감정과 우리들의 다짐을 기억해 내셨나요?

 아이를 향한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셨다면, 이제 저와 함께 육아로 지친 시간을 의미 있게 바꿔 봅시다. 한숨과 짜증만이 가득했던 시간으로 흘려보내기에는 아이와 우리에게 아쉬움만 가득할 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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