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는 장래희망과 같이 늘 꿈을 가진 채 살아왔습니다. 그때는 무엇이든 가능해 보였기에 그 꿈이 막연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을 거야. 해보면 돼.'와 같은 긍정적인 생각만 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말도 안 되는 꿈'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아니라 오히려 꿈이 없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어떠한 것인지 중요하지 않고, 단지 꿈이면 되었습니다. '이룰 수 없는', '가망이 없는'과 같은 꿈이라고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해마다 나이를 먹었지만, 그만큼 우리는 꿈을 뱉어냈습니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시험 치는데 1년을 꼬박 보내는 학창 시절과 달리 어른은 시간과 돈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상황이 다름을 느낍니다. 자유를 가진 만큼 책임이 늘어났습니다. 감당해야 할 책임을 생각하니 꿈을 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꿈이라 하기에 조금 추상적이고, 부담스러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어를 조금 바꿔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목표가 있나요? 오늘 할 목표, 한 달 안에 해야 할 목표, 5년 뒤의 목표처럼 자신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이 질문을 제게 던져봤습니다. 대략 올해의 시작쯤이었을 겁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나를 괴롭힌 슬럼프에서 벗어나고자 그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결국 고민에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다른 이의 답이라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한 달간 수십 권의 책을 쉬지 않고 읽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답에 대한 갈망을 미친 듯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제게 목표가 생겼습니다. 바로 '나를 성장하고, 변화시키기'라는 제 삶의 근원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고 나니 다양한 목표가 눈앞에 또 보였습니다. 처음이었습니다. 제 삶을 제가 이끌어 살아보는 첫 경험을 그때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세우니 그다음은 달성할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아이에게서 배웠습니다.
아이는 키가 커지길 원합니다. '언니처럼 키 클 거야'를 자신의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아이는 자주 제게 묻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깊게 생각해 보니, 두 가지를 묻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키가 자라는지와 키가 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입니다. 같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다른 고민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입니다. 원론적인 방법, 이론적인 설명이라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은 그 방법 중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고민이 필요하지만, 중요성을 따진다면 '무엇을'이었습니다. 고민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표에 도달하려면 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어떻게'를 통해 방향을 확인하고, '무엇을'을 통해 한 발 내디뎌야 합니다. 작은 걸음이던, 느린 속도이던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누적의 힘을 통해 걸음의 크기는 커지고,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어느새 시작점으로부터 멀리 있고, 도착지로 가까워져 있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 방향으로 걷다 보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라옵니다. 시행착오에서 벗어날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려 끝없이 '어떻게'와 '무엇을'을 반복하는 것뿐입니다. 쉽게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하지 않은 이유가 없습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을 하면, 어렵기에 그 크기를 떠나 하나의 목표는 도전과 같습니다. 그러니 도전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의지를 다지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불어넣고,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합니다. 그렇게 넘어지거나 멈추지만 않으면 됩니다. 쉽사리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이분법적인 결과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시행착오는 실패라 부를 수도 없습니다. 모두가 다 잘 되어가는 과정에 불과할 뿐입니다.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딸아이가 물배를 타면 재밌겠다고 말하며, 웃어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그때의 기분과 감정을 떠올려보는 겁니다. 지치지 않게 자신을 끝없이 끌어올리며, 해보면 됩니다. 해서 안 되는 것이 없음을 아는 나이입니다. 다만 내가 그렇게 해 본 경험이 없을 뿐입니다. 어렸을 적 꿈을 가졌던 것처럼, 다시 한번 자신의 목표를 그려보면 어떨까요? 그 목표를 이루는 방법에 대해 각자 생각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 잃을 것에 두려워 말고, 얻을 것을 즐겨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펼쳐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엄마 아빠입니다. 자신은 포기했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는 계속해서 꿈을 가지고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바라기만 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고,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의 주위환경입니다. 원하는 모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해내야 합니다. 어린 시절 접어둔 꿈, 스치듯 생각만 해 본 꿈까지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고이 접어 두었던 것을 하나씩 펼쳐내어 아이와 함께 꿈을 이루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그것이야말로 육아를 하며, 아이와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 아닐까요?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의 후룸라이드를 타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고생하신 이 세상의 엄마 아빠께 꿈 하나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