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아닌 피드백, 다르게 받아들이는 법
어떤 사람은 피드백을 받기 전부터 이렇게 말한다.
“제가 워낙 부족해서요.”
“이건 급하게 쓴 거라서요.”
“사실 많이 못 했어요…”
자신의 작업물에 대해 의견을 듣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방어막을 친다.
마치 혹독한 평가를 받을 걸 예감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 말을 내용을 보기도 전에 듣는 나는 힘이 빠질 때가 많다.
그 태도에 ‘부족함’보다 ‘불안’이 먼저 드러난다는 게 느껴져 나는 늘 '괜찮다'란 말을 습관처럼 뱉어낸다.
그리고 그 불안은,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과 자존감을 자꾸 작아지게 만든다.
많은 사람은 피드백을 ‘검사’처럼 받아들인다. 물론 나도 그랬기에 이해를 한다.
정답을 맞혀야 하는 시험처럼, 틀리면 곧잘 ‘실격’당할 것처럼 긴장하며 말끝이 흐려지거나 앞을 봐야 할 때 힐끔 나를 향해 겁을 먹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래서 어떤 경우엔 피드백을 요청하면서도 정작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못 했어요.”
“피드백받은 대로 수정했는데 잘했는지 모르겠어요”
혹시라도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그 말보다 먼저 스스로를 낮추고 미리 변명을 준비를 하고 있던 거다.
어떤 사람은, 피드백을 듣는 순간 이내 방어적인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그 태도에서 느껴지는 건 단순한 반론이 아니라, 불안이 만든 자기 방어와 자기 확신의 충돌로 좋지 않은 피드백에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
‘지금껏 쌓아온 노력이 가치 없게 평가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
그 복잡한 감정들이 말과 표정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주 불안해한다. 나도 늘 불안해 더 잘하려고 애쓰고 완벽하려고 애쓰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완벽할 필요 없단 소리도 자주 듣는다.
결과보다도 평가를 두려워하고, 실수보다도 인정을 걱정한다.
그러다 보니 피드백을 구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피드백을 받는 도중에도 내면에서 계속 방어하는 자신을 느껴 속상해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이 나를 평가하고 있다고 느끼며 ‘미리’ 작아지기도 한다.
누구나 부족할 수 있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피드백은 나를 부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너무 방어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족함을 드러낸다고 해서 그 자체로 나의 노력이 사라지진 않으니까.
노력한 부분을 보기 위한 피드백으로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한 때일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