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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Feb 09. 2016

고객 만족의 함정

THINK TANK THINK (3)



서비스업, 외주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니즈와 고객 만족이다. 시장에서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존재 가치가 결정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고객 만족에 대한 부분이다. 시장의 니즈를 잘 파악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주는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치와 만족감이 사실상 더 중요한 것 같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가장 균형을 맞추기 힘든 지점이 바로 고객 만족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업에서 고객 만족이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점, 필요한 점을 정확히 짚어내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문제의 본질과 프로젝트를 통해 얻으려는 목표, 결과를 명확하게 파악해 이에 맞는 결과물을 제시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문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과정에서 고객과 프로젝트 진행자 사이의 이견이 발생할 때다. 프로젝트 진행자는 객관적 관점으로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법을 제안한다. 이렇게 제안한 치료법을 이해하고 동의하면 크게 문제가 없지만 사전에 고객이 마음속으로 이미 결론 내린 치료법이 있고, 있음에도 그것을 밝히지 않을 때, 혹은 전문가의 입장에서 그 방식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 때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문가의 입장이 항상 옳을 수 없다. 오히려 자기 일에 애착을 가지고 더 많은 고민을 해 온 고객의 진단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다만 한 분야에만 국한되어 반복된 고민을 하다보면 객관적인 시야를 잃게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전문가를 찾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검증된) 전문가의 객관적인 의견을 따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검증되지 않은 고객의 방법을 고수한다면 전문가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지기 시작한다.




철저하게 고객 만족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을의 입장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그 방향이 맞든 틀리든) 고객의 손발이 되어 원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실행해준다면 의뢰하는 고객도 행복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쉽고 속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소위 일 잘하는 업자, 영리하고 합리적인 사람들로 인정 받고 (일시적인) 고객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      


하지만 고객이 고수하는 해결책이 그 반대라면 가급적 올바른 해결책을 제안하고 설득하는 것이 제대로 일하는 것 아닐까. 이러한 의견 자체를 그릇된 고집이나 자존심으로 폄하거나 "시키는대로 하지 왜 그렇게 말이 많냐" 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고객 만족. 문제 해결, 업의 본질이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괜한 오지랖 떨지 않고 영혼없이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대응만 해주는 것이 진정 나이스한 고객 만족일까. 이 둘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고객 만족이란 결과가 어찌됐든 비위를 맞춰가며 요령껏 고객 지갑의 돈을 꺼내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처한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해결해 정당한 댓가를 받는 것이다. 때문에 일을 맡겨주는 고객이나 이를 대신해 진행하는 전문가, 대리인, 에이전시 등 모두 업에 대한 개념과 태도를 다시 생각해야 하고 서로 간의 존중 또한 더욱 필요한 이유다. 영혼 없는 따봉충이 되지 말자.


최창규 (THINK TANK Contents Director & Founder) : https://www.facebook.com/cckculture

THINK TANK Contents : http://blog.naver.com/thinktank_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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